한일전 첫 골은 박주영의 발끝에서 나왔다.

일본 수비진 4 명을 혼자서 단독으로 제치고 온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한 골을 넣었다.

일본의 공격이 슬슬 살아날 무렵, 박주영은 홀로 적진에서 드리블을 했고 네 명의 일본 수비수를 무력화시키면서 첫골을 작렬했다.

 

그의 표정을 봤다.

어!

장난꾸러기인가?

그의 얼굴에서는 촉망받던 축구신동 시절 또래 친구들을 가볍게 제치던 그런 표정이 보였다.

뒤에서 날아온 공을 낚아내채서 놀이하듯 공을 툭툭 몰고들어와서는 수비수들에게 완전히 에워싸였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또래 친구들과 공놀이 하듯이, 놀이를 즐기듯이 공을 가지고 놀다가 허를 찌르는 슛으로 골을 완성했다.

자신감!

그의 얼굴에서 보여진 건 자신감이었다.

 

만약 그것이 박주영이 아니었다면 다른 선수들이 갈 때까지 어떻게든 볼을 지켰어야하지 않나 생각했겠지만 순간 완벽한 축구천재로 몰입한 박주영은 바로 골로 연결시켰다.

 

 

 

 

 

 

어쩌면, 아니 아마도 마지막 올림픽 참가 경기가 될 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뛰는 형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그의 마음 속에는 비장함도 긴장감도 책임감도 뒤섞여 무겁게 그의 심장을 짓눌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게를 벗어던지고 정면에만 세 명의 수비수가 있는데도 온전히 자신만의 실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언론을 대하는 박주영의 태도는 많은 안티기자를 만들었다. 사적인 인터뷰는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고, 공식적인 인터뷰를 할 때도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입출국은 007 저리가라하게 비밀스럽게 행하고, 기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은 전무한 것이 박주영이라고 한다.

 

병역문제든 이적문제든 무엇인가 기사거리가 있을 때 기자와의 만남을 피해는 그의 태도 때문에 기자들이 많이 화가 난 모양이다.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질문이 어디까지인거냐라고 묻는 머리는 모자쓰는데만 사용하는 기자도 있고, 노골적으로 박주영 당신 언제까지 잘나가나 봅시다 라는 저주퍼대기형 기자도 있다. 그것도 기사 맨 마지막 줄에 강한 결론을 내어버리는, 칼날로 베어내는 그야말로 펜이 검으로 변하는 그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박주영에 관한 호의적인 기사는 대부분 팀동료들의 전언으로 써진다. 악의적인 나 잘났소형 기자들만 존재하지 않기에 다행히도 박주영의 그라운드에서의 진면목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오늘의 이 승리골을 보고도 그 기자군단은 또 어떻게 까댈지 모르겠다.

 

올림픽 기간 내내 박주영에게 고마움을 표했던 구자철이 두 번째 골로 박주영을 든든히 떠받쳤다.

끝까지 힘을 내자며 뛰어다니는 박주영에게 의지한다던 구자철이 박주영의 승리골을 지켜주는 추가골을 터뜨렸고, 이 순간 승리를 확정지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만큼은 제발 까대지말고 순수하게 그의 공을 치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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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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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멋졌어요.
    혼자 다 제끼고 공을 넣었잖아요. 실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였죠.

    2012.08.13 16: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즐거운 추석되세요 ^^

    2012.09.28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다시봐도 정말 명장면!!!!

    2012.11.08 09: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생각만해도 환상적인 골이었죠.

    2013.01.15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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