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소리만 해대다가 제가 사고 싶은 건 다 사는 사람 꼭 있다.
은근 이런 여자도 많은 지도 모르겠다.
남자들 중에도 꽤 있다.
아마 어디에나 있을 지도...
얼마 전 남친이 분개하면서 자기 친구 중 'XXX'과 이제 상종을 안 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왜에~?' 죽고 못사는 친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자주 만나는 걸로 알고 있었던 친구라 '낫살 먹어가지고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규~~'라고 했지만 사연을 듣고 나서 '당장 관둬?! 네가 은행이냐??"를 외치게 됐던 사건이다.
결혼한 그 친구는 둘이 만나던 넷이 만나던 이야기의 시작은 자기 어려운 이야기에 죽는 소리란다. 애가 영어 유치원을 다니네, 장인이 생일이네, 와이프 여행 보내줬네, 뭐네 뭐네 끊임없이 이유를 달면서 만날 때 마다 그러니 친구들은 그냥 '그래 그래 오늘 내가 낸다, 쟤가 낸다' 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며칠 전 친구들 술자리에 외제차를 턱하니 타고 나타나서는 입이 닳도록 자랑을 해대더라는 것이다. 만날 돈 없다 죽는 소리를 해대던 작자가 할부도 아니고 현금주고 턱하니 사왔다는 것이다(사실인지 자랑하려고 뻥~ 한건지는 모르지만). 그러면서 역시 차 가져왔다고 술 못 마신다하며, 고기만 몇 인 분을 쳐드시고 먼저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당근 돈도 안 내고.
보통은 차를 사던 집을 사던 큰 거래가 있고 나면, 턱내기를 하며 무사를 빌어주던 친구들이라 1500cc급을 사던 3000cc급을 사던 다들 한턱씩 내곤 했었는데, 이 친구는 열심히 먹기만 하고 휙 자리를 뜬 것이다. 그제서야 뭔가 기분이 묘해진 친구들이 생각을 해 보니 이 친구에게 커피 한 잔 얻어 먹은 친구가 없더라는 것이다. 그것 뿐 아니라 수시로 점심이고 저녁이고 찾아와서 밥을 얻어 먹고 갔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자기 결혼, 자기 아이 돌에는 악착같이 축의금 받아내면서, 친구 결혼, 친구 아버지 장례 때는 가지가지 핑계를 대고 참석도 안하고 부조도 안 했고...따지다 보니 남자들이 모여서 분기탱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얘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흥분한 남친을 보니 귀엽기도 해서 걍 웃어줬기는 하지만 은근 복수심을 불태우게 하는 작자가 아니던가.
이봐 안 되겠다! 복수하자 복수!! 친구 다 모아.
뭘 어쩌려나 하면서도 시간 되는 친구들을 모았다. 모임의 취지를 이야기하자 낄낄거리면서 친구들이 모였다. 일단 '누가' 맛난 거 산다고 그 친구도 불러내라고. 공짜라면 서울 부산도 왕복할 친구라 냉큼 달려오겠다고 한다. 술을 마실거니까 차를 가져오지 말라고 미리 언질을 뒀다. (이 친구는 술을 안 마시면 자리를 먼저 뜨니 계획을 실행할 수 없다.)
그 친구가 오는 사이 모여서 간단하게 계획을 짰다. 처음에는 그저 인연을 끊겠다고 펄펄 뛰던 친구들도 일단 한 번의 복수로 재고하자는 의견에 다들 동참하는 분위기다. 사실 계획이랄 것도 없다. 실컷 먹고 그냥 덤태기 씌우는 거다.
며칠 전 고기를 먹었다길래, 잘 아는 횟집으로 향했다. 아, 이 친구분 다른 특징이 있다. 술자리에서 돈 안 내고 핑계대고 먼저 자리를 뜨거나, 만약 술을 마셔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게 되면 남은 음식을 꼭 싸가는 습관이다. 회와 술을 진탕 먹고 미리 약속한 시간에 대리를 불렀다. 세 명의 대리기사가 동시에 도착하도록 사장님께 미리 협조를 구해두고, 사장님은 특별히 맛난 걸 포장해 준다는 변명을 하고 그 친구를 잡아둔 것이다. 대리기사가 왔으니 당연 우리는 먼저 가게를 나섰다.
그 친구는 '누가' 술 한잔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바라 그 '누구'인가가 계산을 했을 걸로 생각하고 포장된 먹거리를 들고 룰룰룰 하고있었을 테다. 사장님이 그제야 '친구분이 차 사신 턱 거하게 내신다고 XXX님이 계산하신다던데요.' . 그제야 자신이 그 누구이며, 우리의 복수행각을 알게되었고 어쩔 수 없이 계산을 하고 나섰나보다. 물론 남친 전화로 전화가 왔길래 남친은 신나서는 네 이놈 너도 함 당해봐라 ㅋㅋ 담에 보자라고 외쳤다.
그 친구가 낸 술 값이래봤자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이 각자 쓴 돈에 비하면 10/1에도 훨씬 못 미칠 것이란 게 친구들 계산이고, 더 이상은 안 봐주겠다는 게 친구들의 의견임을 알려준 사건이었다. 이 일로 인연을 끊겠다는 순간적인 협박은 그냥 넘어가고, 다시금 모이게 될 친구들 사이의 해프닝이 되었다.
그 남자의 와이프야 자기 남편이 어디가서 사회생활 무지 잘 하는 걸로 알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거야 말로 빈대 아닌가. 전형적인 초대형 빈대.
외제차 산 친구에 배가 아파서 이런 소심한 복수를 했다고 해도 상관없다.
밥값, 술값, 축의금, 조의금 떼어 먹고 그 돈 모아 차 산 놈이니까 ㅋ
암튼 그날은 빈대 잡는 날이었다!
덧붙임: 하지만 남친과 다른 친구들이 걱정 되지 않는 건 아니다.
다음에 혹시 더 당하는 건 아닌지... --;;;;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운건 아닌지...흠...
참고로 그 친구분은 멀쩡한 직장에서 꽤 고액연봉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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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사람은 지금 젊어서 괜찮지만 나이들면 주변 친구들 다 떠나고 혼자 많이 외로울겁니다. 인생이란게 반드시 가는 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 거 거든요.저도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이제는 주변에 친구들이 없어요. 있어봣자 직장 동료 몇 하구 가족 친척들 자기 버릇 못버린다고 참 애석하군요 일이년은 괜찮을지 모르죠 세상은 절대 혼자만 사는게 아니거든요~~~
2011.07.15 19:11 [ ADDR : EDIT/ DEL : REPLY ]ㅋㅋ 순풍산부인과 박영규 생각나네요. 그때 박영규는 죽마고우인 친구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36계줄행랑했다는...^^
2011.07.15 19:44 [ ADDR : EDIT/ DEL : REPLY ]그냥 쓰레기네요.
2011.07.15 20:23 [ ADDR : EDIT/ DEL : REPLY ]남친보고 그냥 정리하라고 하세요.
저도 친구한명 정리했네요 술먹을때 꼭 지가 술살 사람을 정하죠 오늘은 니가사라 면서
2011.07.15 20:34 [ ADDR : EDIT/ DEL : REPLY ]학을땐게 결혼식할때 피로연도 안하고 신혼여행갔다가 와서 또 오늘은 니가사냐고 해서
그담에 바로 정리했죠
티안내게 그런 친구가 있었네요~오랜후에야 아 그런애구나 알게됬지만...집안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말로 위로밥 얻어먹고선 막상 보면 일본골프투어 가계시고, 계절별로 양손에 프라다 구찌 신상백을 들지만 카드 한도가 다되어 같이 먹은 밥값 낼 돈이 없다던...
2011.07.15 21:25 [ ADDR : EDIT/ DEL : REPLY ]결국 결혼하고도 그 징징을 계속하더니 반포에 아파트를 떡하니 사서 이사했습니다. ㅋㅋ
머 브랜드 제픔을 선물로 사주겠다고 약속하고는 막상 때가 되니 명동에 짝퉁있는데 똑같다고 그거 보러가자는 말에 인연 끊었습니다. ㅎㅎㅎ
그나이되도록 자기부모한테 내복이라도 한번 사드리적이라도 있나??왜 저러구살까..외제차모는 남차들 거의 열등감에 쩔어산다는데..차 좋아라하는여자도..별볼일없는 직업에..그저 신데렐라 된장녀만 많고..아니면 거의 나가요풍걸들뿐
2011.07.15 22:47 [ ADDR : EDIT/ DEL : REPLY ]아예 모임을 만드세요. 한달에 얼마 이렇게 모으면 짠돌,짠순 상관없이 편하게 만나게 됩니다.
2011.07.15 23:02 [ ADDR : EDIT/ DEL : REPLY ]34살 먹도록 친구들에게 밥한번 제대로 사준적 없는데..ㅋ
2011.07.15 23:44 [ ADDR : EDIT/ DEL : REPLY ]뭐 1:1 술먹을때나 가게 도와준 친구에게 끝나고 한잔한거 빼면요...
아파트하나 샀더니 친구들이 그거 아껴샀냐며 구박하더군요...ㅋ
그래도 전 얻어먹는 빈대는 아니고 그냥 1/n하는 짠돌이니 심한욕은 안먹겠죠??ㅎ
욕 먹습니다.
2011.07.16 05:51 [ ADDR : EDIT/ DEL ]그런 친구들 보면 자신한테는 관대하고 남한테는 냉정한 특성이 있는데요.
지금 농담할 때 잘하는 게 좋을겁니다.
정말 통쾌한 복수군요.어느 집단이든 그런친구가 하나둘 있기마련아닌가요?
2011.07.16 07:44 [ ADDR : EDIT/ DEL : REPLY ]저도 한 10년 정도 알고 지낸 녀석이 꼭 저랬었는데 지금은 연락 안합니다 ㅎㅎ.. 정말 친구라는 느낌이 든다면 저런식으로 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저런 유형들 대부분이 여기 빈대, 저기 빈대 왔다갔다 하느라 정작 친구라는 느낌도 잘 안들거든요. 시간이 갈수록 친구? 라기 보다는 그냥 아는 사람이 되버립니다. 그리고 참 결정적인게 저런 타입은 자기가 빈대 붙던 사람이 힘들면 그냥 도망가버립니다. 그 순간만 모면하려고 하거든요. 모기 같은 존재라고 해야 되나 ^^; 빈대 붙기만 할줄 알지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타입입니다.
2011.07.16 08:40 [ ADDR : EDIT/ DEL : REPLY ]보통 염치가 있으면 정도껏 하는데 말이죠;
2011.07.16 08:47 [ ADDR : EDIT/ DEL : REPLY ]실수한 겁니다..
2011.07.16 08:49 [ ADDR : EDIT/ DEL : REPLY ]다음에 크게 당할 겁니다
그런 사람은 치밀하거든요...
하하하...............재미있게 봤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1.07.16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왜친구로 지내는지 이해가안되네요 참 재수없는 친구네요 ㅡㅡ 여자들중에도 돈없다고 커피값 너가 내라 .. 갖가지 이유로 낼름 낼름 받아 쳐먹을거 먹으면서 명품이나 남자친구가 뭐사줬다고하면 들고나와서 자랑하고 가는 여자들도있는데 남자들도 참 쪼잔한놈 많네 근데 왜 계속하고지내지 이게 남자들의 우정인가 ? 저런건 바로 싹을잘라야지
2011.07.16 09:55 [ ADDR : EDIT/ DEL : REPLY ]세상에는 이런사람 저런사람이 있는법.
2011.07.16 10:35 [ ADDR : EDIT/ DEL : REPLY ]왜 인간과 동물과의 차이점란은 남을 먼저배려 한다는것 더러는 인간이지만 동물같은 인간이 종종 있기는 하더니.
세상을 넓게보고 삶을 살아 가기를 그리고 친구들에게 사죄하고 맛있는거 많이많이 사줘라 그래야 인간이란 소리를 듣지
잘 알겠냐.
헛..;;
2011.07.16 17: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전 저런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 없을 것 같아요 넘 얄미워서;;
그래도 남자들은 둥글둥글하게 그냥 참고 넘어가는 일이 많더라구요~
여자들은 분위기 쐐~해지면서 인연이 끊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리고 바로 말로만 듣던 그 '모플'을 시켜봤습니다. "와우~~ 이제 와플은 가라, 모플의 시대가 올지니"
2011.09.11 04:01 [ ADDR : EDIT/ DEL : REPLY ]우왕 솔깃한 아이템인데 마이 비싸군요;; ㅋㅋ
2011.09.11 04:02 [ ADDR : EDIT/ DEL : REPLY ]당신은 실제로 당신이 무슨 말을하는지 우리 모두와 함께이 공유하기위한 많은 감사합니다! 북마크. 친절) 내 사이트 =에도 방문하십시오. 우리는 우리 사이의 링크를 교환 배열을 할 수!
2012.01.24 16:09 [ ADDR : EDIT/ DEL : REPLY ]13년을 만나면 밥값, 차값, 영화값 등 90%를 제가 다 부담한 친구가 있었는데, 작년 12월 부로 쫑냈어요. 만날 때마다 돈 잘 버는 니가 사라~, 맛있느 거 사줘~이러는데 자기가 나한테 돈 맡겨 놓은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때 친구라 좋은 마음으로 계속 버텼는데 안바뀌더라구요. 구질거리고 사는 그 애 인생이 저한테 전염될까 싶기도 하고 기분 나빠 그만뒀어요
2012.03.11 14:0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