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잠시 일 때문에 서울에 올라온 후배의 이야기이다.

후배는 대학을 마친 후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살며 지방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이번에 승진을 하면서 관련된 새로운 교육도 받을 겸 서울 본사로 두 달 동안 장기출장을 나온 상태이다. 서울에는 기숙사가 없기에 회사에는 월단위로 세를 낼 수 있는 집(레지던스급)을 구하라고 했고, 서울에서 결혼해서 살고있는 누나에게 부탁을 해두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매형은 마침 회사 근처인 자신의 집에 머물 것을 적극적으로 권했고, 회사에 확인을 해 보니 임대계약을 할 수 있으면 어디 묵던지 상관없고 예산으로 책정된 금액 안에서 집을 구하라는 권고를 들었다고 한다. 작은 기업이야 경비를 아낄 수 있으면 무조건 상관없겠지만 규모가 큰 회사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예산이 집행되지 않으면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에 사업을 하는 매형이 계약서와 관련 서류를 해주는 것으로 해결하고는 누나의 집에 두 달간 머무르기로 했다.

대학 다닐 때는 서울에서 같이 생활을 했었지만 그 이후 십몇 년을 떨어져 지냈던 누나와 같이 생활을 한다는 것도 반갑고, 평소 죽이 잘 맞는 매형과 이것저것 할 일도 정해 놓고, 오랫만에 조카들에게도 실컷 서비스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부풀어있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매형이 불편해할까봐 만류하던 어머니도 서울에서 밥이며 빨래며 스스로 시킬 것이 걱정되었는데 누나랑 같이 생활한다니 내심 안심하시더라는 거였다.

며칠을 누나네에서 살면서 출퇴근도 하고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날 퇴근하고 보니 누나는 누워있고 조카가 엄마가 아프다면서 오늘 저녁은 나가서 외식을 하자고 하더란다. 누나도 그러라고 하길래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중학1년인 여자 조카가 친할머니때문에 엄마가 속상해서 그런거라고 울분을 토하더란다.
 


얘기를 들어보니 친할머니가 오셨는데 방 하나를 치워서 삼촌이 사용하는 걸 보시더니 삼촌한테 월세를 받으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두 달 묵으니 두 달 동안 방세도 받고 밥값도 받으라는 것이었다.  누나는 그말을 듣고 눈물만 흘리는 걸 자기(조카)가 삼촌이 올 때 외할머니가 먹을 거 많이 보내줘서 밥값도 안 받아도 되고, 삼촌은 가족이니까 방값같은 거 받는 거 아니라고 했다가 혼만 났다는 것이다.

이 후배는 사돈어른에게 서운하기도 하지만 가만있을 수 없어서 누나에게 상의를 하니 신경쓰지 말라는 이야기만 하더란다. 

사실 회사에서 받을 비용...레지던스 이용 비용은 한달 200만원 정도 한다...은 누나와 상의한 끝에 추석 때 부모님 모시고 누나네가족과 함께 가족여행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걸 다 줄테니 누나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누나가 마음이 상한 것은 실제 돈을 받는다 한들 시어른에게 드릴 것도 아니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동생이 잠깐 묵는데 그걸 돈을 받으라고 했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단단히 상처를 받은 것이란다.

이 후배는 온통 누나의 걱정 뿐이다. 두어달 동안 누나네 가족들에게 이것저것 베풀 것만 생각했던 착한 후배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렇다고 지금 나와서 다른 데서 살자니 누나나 매형이나 지방에 계신 부모님이 더 걱정하실테고, 그저 가만히 있자니 누나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들어본 중에 참 독특한 케이스였다. 아들집에 머문다고 사돈에게 월세를 받으라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일까.  그 누나의 성격상 평소 시댁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을 것 같지도 않았고, 그 집 역시 부부가 돈을 벌어 산 것이기에 딱히 시댁의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닌데 아무래도 돈의 문제라기 보다 그저 사돈이 머무는 게 싫으셨던 것 같다. 

아들가진 유세라는 게 지금 이시대에도 딸가진 가족에게는 이렇게 혹독할 수도 있나보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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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느 집 어르신인지 몰라도.... 쓸데없이 독하게 구시네요..
    평소 성격이기도 하지만 아들가진 유세하시는 거 맞는 듯한대요...
    며느리는 자기집 사람 사돈은 남, 출가외인이라 이건가 봅니다

    2011.08.12 09: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에고... 아직까지 옛날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인가봐요.
    너무 서운하시겠는걸요.;;
    오래간만에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2011.08.12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조금 섭섭하게 말씀하신것 같아요..
    저라도 섭섭해서 눈물이 쾅 나왔을듯..ㅠㅠ

    2011.08.12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애우~ 인심하고는~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2011.08.12 09: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에공.. 대놓고 그런소리 하시다니...
    속상하실것 같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08.12 10: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저라도 섭섭했을것 같아요

    그 어렵다는 사돈이 어려서 그렇게 말씀하신건지~ 의문이네요

    그냥 왔다는 자체가 싫으신거겠죠

    내아들 등꼴 빼먹는다는 그런생각? 하신듯해요 치!

    살짝 화가나네요.....

    2011.08.12 10:27 [ ADDR : EDIT/ DEL : REPLY ]
  8. 예끼!
    어린 손주만도 못한 어른이시구만요.
    나중에 그빚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며느리를 닥달하실까요

    2011.08.12 11:01 [ ADDR : EDIT/ DEL : REPLY ]
  9. 시어니가 말이 짧아야 하는데 생각이 짧은거 같네요.

    2011.08.12 11: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음....이게 사실인가요? 요즘에요....
    음.....삼자대면 해봐야 진실을 알수 있을듯할정도로 믿기지 않네요....
    많이 섭섭하고 아쉬울듯 하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08.12 1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건 정말 아닌것같네요;;;;
    정말;;;
    쩝;;;

    2011.08.12 12: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허어.. 섭섭했을 것 같아요..ㅜㅜ
    잘 보구 갑니다!

    2011.08.12 15: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어이가 없네요.
    남도 아니고 친동생인데, 그걸 돈을 받으라고 하다니,,,
    그럼 올때마다 식사라도 먹으면 청구해야되나..참 마음좀 곱게 쓰시지..안타깝네요

    2011.08.12 15: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더한 사람도 있어요 ㅠㅠ

    형편이 어려운 제 동생은 교생실습 하는 동안 제법 사는 큰누나집에 갔는데요...
    밥 값 내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 달 밥값을 제가 내주었답니다
    친형제라도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요
    지금처럼 원룸이니 고시원이 있던 시절이 아니어서
    예전엔 친척집 신세를 지곤 했었거든요

    2011.08.12 16:26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야속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참
    주말 잘 보내시구요.

    2011.08.12 17: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아~주 희귀한 경우네요. 그 시어머니 아들집 한번 올때마다 현관 열어주면서 입장료 받아야겠는걸요?
    돈 없으면 못들어오게 하고~~

    2011.08.12 22: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아무리 시대가 이렇다지만 참...
    이해할 수 없는 경우네요... 그런 시어머니를 가진 그 후배의 누나가 안쓰러울 정도예요.

    2011.08.15 15: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트기

    똑같이 하세요... 나중에 시동생들이 오면 시어머니께
    전에 제동생도 월세 밥값 받았으니 이번에도 그래야 겠지요???
    순진한 눈으로 웃으며 똑같이 돌려주세요...ㅋㅋ

    2011.08.18 15:10 [ ADDR : EDIT/ DEL : REPLY ]
  19. 옹달샘

    좋은 남편 봐줘서 넘어 갑시다. 매형과 동생이 사이좋고 사랑스런 자녀도 똑소리나게 처리할줄 알고만. "지나면 괜찮아."
    속 좋아서가 아니고 어머니도 남편도 안 보이니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머리싸고 누워서 병나진 말기를....... 얕은 산이라도 올라 소리를 "야-----------"하고 질러보면 좀 풀릴거예요. 알콩달콩 사는 그댁이 사랑스럽습니다.

    2011.08.18 19:18 [ ADDR : EDIT/ DEL : REPLY ]
  20. 동감

    울 아버님 보는듯. 남동생 델고 있는동안 저도 눈치 엄청봤다는. 아버님 생신날 동생이 주는 봉투 내밀었더니 옆에서 시누" 매형한테 얹혀있는데 당연한거지" .저도 상처가 오래 간다는.

    2011.08.19 07:30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아 제발 저래봤으면 전 장모님이 딸을 보냈으면 고맙습니다 하면서 고개를 숙여야한다느니 요새 볼거없는 아들결혼시키는데 뮌유세냐는데 첨에 상견례자리어세 와이프가 27인데 요리도 과일깍는것도 밥도 못한다니까 저희 엄마가 밥도 못하냐 바보냐해서 기분이 상했을수도있지만 말이야 바른말로 제가 직장이 좋진않지만 연봉 3300만에 집도 전세1억짜리 마련했고 차도 구형이지만 산타페란 차도있는데 와아프는 연봉2000받는 컴퓨터교실 강사에 혼수는 800만 이불이랑음식 300만 다해도 2000만원밖에 안해왔는데 사위보고 볼게 없느니 딸보내주면 넙죽 고개를 숙이고 그래야지 뭐하냐고 사사건건 저에게 뭐라하는데 아들인저는 엄마가 실수해너 사과도하고 엄마한테 실수한거라며 제발 방지도 했는데 정말 장모님이 야속하더라고요.. 아들가진 유세따위 없이 딸가진 부모의 유세를 보고 있자니 억을하네요...ㅜㅜ

    2014.01.23 15: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