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8. 16. 08:47

이건 웃기기는 하지만 웃을 수는 없는 사건이다. 그렇다고 울 필요는 없고ㅋ

남자들이 사소한 자존심 싸움 내지는 괜한 경쟁심으로 벌이다 생기는 일이다.
옆에서 보면 재미있기도 하지만 저기까지 꼭 해야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실소가 난다 ㅎ

주로 제조설비가 있는 회사에서는 유독 점심시간이 되면 운동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공간 사정상 족구도 하고 족구도 차고 족구도 하신다. 결국 모두 족구로 귀결된다.  우리 팀원들도 족구를 좋아하지만 공간이 없어서 점심시간 마다는 아니고 야유회나 워크샵을 가면 꼭 두 시장 정도는 족구에 할애를 하고는 한다. (난 심판겸 스코아보드걸겸 개평걸 -_-;;;)

대체로 팀을 나누어 족구를 하게되면 무엇인가 내기를 하는 바라 개평도 나름 짭짤하다 ㅎ

아무튼 거래처 회사와 서로 족구 시합 한 번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 (회사규모가 아닌) 팀 야유회를 가면서 그 회사의 몇몇 분들을 초대해서 같이 놀기로 했다. 비록 전 인원이 서로 얼굴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인들의 무한 친화력으로 금방 여러가지 게임을 즐겼다.

야유회 장소가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이라 가족들도 같이 왔고 아이들도 있어서 얕은 물에 발도 담그고 재미있게 놀았다. 회사 야유회 장소로 많이 사용되는 곳이라 멋진 족구장도 있었다.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드디어 족구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주 시끌벅적하게 한 발 한 발, 한 공 한 공 소중하게 다뤄지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문제는 이 족구장의 위치였는데, 족구장이 물이 흐르는 곳과 바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잘못 차게 되면 냇가로 공이 날아가게되고, 그 공을 찾을 확률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만만해 하며 결코 그리로 공을 차지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것과는 반대로 두 개째 공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인간 바리케이트 내지는 거미손을 세워봤지만 결국 가져간 공을 모두 냇가에 흘려보냈다. 그 냇가 하류에는 아마 족구공 건져내서 부업하시는 분이 계실 듯...^^;

아무튼 끝내 내기의 승패를 결정짓지 못한 이들은 결국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신체로 시작한 승패는 신체로 끝내야 한다면서 닭싸움을 하다가, 제기를 차다가 별별 걸 다하다가는 내기는 뒤로 물건너 가고 새로운 게임 그 자체에 몰두를 하게 되었다. 서로 잘 하는 것을 내세워 한 번씩 내기를 하는데 보는 이들로서는 완전히 재미있는 게임들이라 다들 점점 신이 났다.


그러다가 누군가 다리찢기를 제안했고, 너도 나도 한 태권도 하셨다며 찢기에 나섰다. 다들 애들이 되어서는 웃고 까불고 하다가는 그럼 족구장에 세워져있는 장대에 누가 앞발차기를 높이하는지 결정전을 하자고 이야기가 됐다. 그저 차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름의 수를 고안해 나가면서 보는 이들을 웃기는 그저 단순한 그런데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은근 버닝하게 되는 경기로 집중도, 몰입도 최고였고 내기 액수도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경기는 끝났다. 직원 중 하나가 장렬히 전사하면서...사실 전사는 아니고 기절이다.

그 직원 왈, 있는 힘껏 다리를 높이 뻗은 건 기억이 나는데, 순간 세상이 돌면서 필름이 뚝 끊겼다는 것(낮술 안 드셨음)이다.  바로 몇 초 후에 정신을 차렸지만 바로 병원으로 보내서 검사를 시켰다. 경미한 뇌진탕이지만 며칠 쉬는게 좋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바로 집으로 보내고 며칠 병가가 주어졌다. 그리고 우리회사에는 산재사고 하나가 추가되었다.

어색하게 끝날 것 같았던 야유회는 무사하다는 소식과 함께 뒷풀이로 잘 마무리 되었다. 괜히 거래처 직원들도 덩달아 긴장했었지만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 직원에게 최종 우승자로 지명하자고 하고 내기에 걸렸던 많은 상품을 그 직원에게 돌렸다. 

그런데 그 게임에 참여했던 남자 직원들은 모르는 게 있었다. 그 친구가 넘어지는 그 순간 빠자작 소리와 함께 바지 가랭이가 찢어졌다는 것을. 물론 다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그저 가랭이 찢어진 걸 보여준 걸로 끝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튼 그걸 본 모든 사람은 그 이후에도 이 사실을 언급한 적이 없다. 상처에 장대한 소금을 뿌리는 일이 될테니 말이다.

뭐 다 지난 일이라 지금쯤 얘기해도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 ㅎ  한 동안 이 직원을 보면 바지 가랭이가 찢어지면서 뒤로 넘어져 기절하던 그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졌다. 참 힘차게도 다리를 들어올렸었나보다.

이 직원이 그 이후 무엇인가 신통방통한 일을 하면 다들 소리높여 얘기했다. 뇌에 적당한 충격은 쓸만한 거였나봐 ㅋ




Posted by 네오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장렬히 기절한 그분, 빠자작 소리에 놀라 기절한 것은 아니지요.

    2011.08.16 10: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하하하
    신나게 웃었습니다.
    역시 젊은 혈기가 좋습니다.
    그시절이 부럽습니다.

    2011.08.16 10:44 [ ADDR : EDIT/ DEL : REPLY ]
  4. 웃어야 될 지....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군요.ㅎ

    2011.08.16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너무 재밌게 보고간답니다 ㅎㅎ
    단합해서 잘 지내는 모습이 너무 부럽네요 ^^

    2011.08.16 1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ㅎㅎㅎㅎㅎㅎ
    글 잘 보고 갑니다

    2011.08.16 11: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ㅎㅎ...정말 재미있는 시간이 되셨던 것 같네요^^
    재미있는 글 잘보고 갑니다^^

    2011.08.16 1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네요.
    무리가 가는 내기는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

    2011.08.16 12: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진짜 넘어져서 누워있을 때는 정말 놀랬었죠.
      어리바리 눈을 떴을 때도 사실 조심스러웠구요 ^^;;;

      2011.08.16 15:59 신고 [ ADDR : EDIT/ DEL ]
  9. 왠지 상상되네요 ㅎㅎ
    흥미롭게 잘 보구 갑니다^^

    2011.08.16 13: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재밌게 읽었지만~ 중간부분에 "회사에 산재사고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말은 그냥 웃자고
    하신 말이죠? 설마 정말로 산재로 처리한건 아니겠죠? 제가 일하는 곳도 워낙 산재에 민감한
    곳이라~~산재처리되면 회사가 받는 불이익이 장난 아닙니다. 아마 회사에 다니는한 절대
    산재 신청은 못할걸요?

    2011.08.16 14: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희는 산재가 거의 없는 업종이라 그런지 야유회가서 이가 부러진 거나, 역시 야유회에서 발목 접지른 거나, 또 역시 체육대회에서 인대파열된 것도 다 산재로 했어요. 국내 산재 말고도 본사에 보고해야하는 것도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있슴돠~

      2011.08.16 15:55 신고 [ ADDR : EDIT/ DEL ]
  11. 아..정말 끔찍한(?) 사고였네요.....ㅋㅋㄷ

    잼게 잘 보고 갑니다 ㅎㅎ

    2011.08.16 15: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재미나게 잘 읽었네요~
    왠지모를 오기로 시작해서, 한바터면 큰일도 날뻔했네요~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네요^^

    2011.08.16 15: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럴 때는 말려도 안 듣더군요.
      나이드신 분들까지 합세를 했는데 사모님들이 뭐라하셔도 듣는 둥 마는 둥~ ㅎㅎㅎ

      2011.08.16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13. 너무 의욕이 앞서셨나 보네요 ㅎㅎ

    2011.08.16 16: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뇌진탕 후유증 있다던데.. 지금도 괜찮아지셨기를 바랍니다...
    그 은밀한 그 곳도.. 별 탈 없기를 바랍니다.. ^^

    2011.08.16 18: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바지.. 빤쥬.ㅋ 너무 너무 재미있게 봤답니다.

    갑자기 비가 엄청 오네요... 비 조심하시구요..

    2011.08.16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본능적으로 경쟁심이 강해서 지기 싫어하는 경향이 많죠.

    2011.08.16 19:21 [ ADDR : EDIT/ DEL : REPLY ]
  17. 그런 장소에 가게되면 어쩔수 없는 상황 인것 같습니다..
    남자들의 경쟁심이란 끝이 없거든요..ㅋㅋ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2011.08.16 19: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활기 찬 야유회였겠네요. 앞발 높이 차기라니 신선해요.
    예전에 세배하다가 바지 찢어진 경우는 본 적 있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요^^.
    재미있는 글 잘 보고 갑니다.

    2011.08.16 20: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적당히 해야 되는데 말이죠..ㅋㅋ
    너무 의욕이 앞서다보니..^^:

    2011.08.16 22: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그래도 크게 안다쳐서 다행이네요.
    아공... 행복한 저녁 되세요^^

    2011.08.17 00: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기절까지 하다니...;;;
    정말 작렬히 전사했네요;; 웃지못할 빤쮸의 기억만 남기고^^:

    2011.08.17 16: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