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1학년 조카 아이가 아팠었다길래 잠깐 짬을 내서 보러 갔었다. 이미 회복해서 잘 놀고 있어서 실제로는 그냥 놀고 밥먹고 돌아오는 행사였지만 아이가 아프게 된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이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다.

조카가 아프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더위를 먹어서 열이 오르고 탈수 증상이 생겨서 병원 신세를 잠시 진 것인데 그 이유가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아이가 집에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안 들어 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요즘은 초딩1학년인데 핸드폰이 있다 -_-;) 친구 OO이네 가서 잠깐 놀다온다고 하더란다. 그러려니 했는데 4시가 넘어서도 안 오길래 OO이네로 집에 있던 옥수수를 싸들고 갔는데, OO이네는 OO이도 조카도 없고 OO이 엄마도 아이들의 행방을 모르고 있길래, 요녀석들이 거짓말을 하고 놀이터에서 노나보다 하고 찾으러 갔다고 한다.

한창 더울 때라 햇볕 아래서 오래 놀지말라고 일러뒀는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찾다보니 두 녀석이 놀이터에도 없고 상가에도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다른 단지 놀이터에 있다해서 찾으러 갔더니 모르는 아이들과 무엇인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단다. 한 눈에 봐도 얼굴이 벌겋게 상기가 되어있길래 만져봤더니 열이 나고 입술이 바짝 말라있길래 놀래서 얼른 집에 가자고 했더니 조카가 울면서 아이를 두 명 더 모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더란다.

조카친구의 이야기와 종합을 해 봤더니 하교길에 장난감 뽑기를 하는 트럭이 와서는 그냥은 천원인데 친구 다섯 명을 데려오면 공짜라고 아이들을 부추겼던 모양이다. 조카는 이미 다른 아이에게 두 번이나 미끼가 되어서는 뽑기를 했는데 자기는 공짜로 못하는 게 못내 아쉬워서 다른 아이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어리버리한 초등1년생에게 그게 뜻대로 될리가 없었고 하교 후 서너 시간동안 그렇게 땡볕에서 아이들을 모으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단은 집에 가자고 해도 아이는 두 명만 더 모으면 된다하면서 집에 가지 않겠다고 우기는 걸 어르고 달래서 집에 데려가다가 응급처치를 해 놓고 (결국은 열이 안 내려서 다음날 아침 병원신세까지 졌다) 큰아이에게 물어봤더니 큰조카는 아예 그 내용도 모르고 있더란다. 
조카 아이가 뽑기로 뽑았다는 장난감을 보니 유명 캐릭터를 흉내낸 것이기는 하지만 조잡의 극치여서 결코 천원에 뽑기를 할 만한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다음날 조카아이와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아이들 하교시간에 학교 앞으로 갔더니 그 트럭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지역을 옮겨다니면서 장사하는 모양이다.  OO이 엄마와 이야기를 해 보니 그 내용이 더 구체적이었는데, 다섯 명을 모아오고 그 다섯 명 중 다른 아이가 또 다섯 명을 모아오면 원래의 아이에게 뽑기 기회를 한 번 더주는 말 그대로 피라미드 형태의 판매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참 기가 막힌 방법이다. 아이들이야 다섯 명의 아이를 모아만 오면 자기는 돈을 안 내고 장난감 뽑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혹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다섯 명의 다른 아이들을 모으기는 어려운 일일테고, 한 명이든 두 명이든 더 모아만 주면 그 장사치는 이익인 것이다. 오히려 세 명 네 명 모으고 더 못 모아오면 그게 더 이익일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이야 그저 독특한 판매 방법으로 생각하고 내심 뿌듯해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상이 아직 사리분간이 잘 안 되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상품이 저질이고 위험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상이에서 힘의 구도가 생길 지도 모르는 상황을 부추기는 것도 문제이다. 힘 센 아이가 억지로 누구에게 강제한다면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카도 내심 자존심이 있는지라 자신만 남에게 미끼가 되어주고 상대 아이가 공짜로 상품을 얻는 걸 본 마당에,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내심 부끄러워했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기묘한 판매 술책으로 아이들의 동심이 상처입은 것이다. 

그 장사치는 머리를 써서 방법을 구한 모양이지만  얕은 꾀를 내어 아이들의 코묻은 돈을 얻기위한 장사를 벌였다는 것은 결코 옳바른 방법 같지는 않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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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런건 좀 잡아들이면 안되는건가요?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 장사를 하다니..

    2011.08.03 10: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나쁜사람들입니다. 가만 들어보니 불법이네요. 자기가 하는게 범죄인지 모를까요?
    알면서도 코묻은 돈 갈취하려는 못된 심보로 보이는데요...

    2011.08.03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거의 약장수 그런거랑 비슷한 사람들이네요 ㅡㅡ...

    2011.08.03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거의 약장수 그런거랑 비슷한 사람들이네요 ㅡㅡ...

    2011.08.03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켁~!!!
    아이들에게 뭔짓을 한거래요??
    아우~!담날 그 장사꾼이 나와있어서 좀 혼줄을 내줘야했는데...ㅡ,.ㅡ;;
    본인은 뿌듯해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화가나네요
    돌아다니면서 어린아이들에게~!!!

    2011.08.03 1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더운데 아이들한테 그게 무슨 짓인지 참... 할 말이 없네요;

    2011.08.03 11:46 [ ADDR : EDIT/ DEL : REPLY ]
  8. 허어.. 먹는걸로 장난을 치지 않나... 아이들 동심에 상처주는 일을 하지 않나...
    훌륭한 어른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네요..ㅜㅜ

    2011.08.03 1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어린아이와 먹는것을 갖고 장난치는 어른 참으로 한심합니다.
    법과 공권력은 뭐하고 있답니까
    그런인간들 안잡아가고
    조카가 마음의 상처 안받았으면 좋겠네요

    2011.08.03 12:34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니..이건뭐..이럴수 있나요...아이들에게 장난치는 이런 사람들.....에효...
    즉결 심판 이런거 있엇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08.03 1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니... 정말 콧물묻은돈이 그렇게 탐이 났을까요...?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이곳저곳에서 동심을 파괴하고 있을 장사꾼이 한심스럽네요...

    2011.08.03 12: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돈벌려고 참,,,
    아이들에게 까지 이런짓을 하는 사람들에겐
    형벌을 심하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1.08.03 1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 봅니다. 모든 학부모님들이 그냥 넘기면 이런 치는 똑같은 짓을 계속할겁니다.

    2011.08.03 13:47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이들 상대로 다단계라니,,,
    저 어릴적에도 저런사람들 종종 있었죠.
    아직까지도 좀 이건 아니라고 보여지네요

    2011.08.03 14: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동심, 음식, 노약자 들을 대상으로 사기치는 넘들은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수요일 오후를 잘 보내세요~

    2011.08.03 15: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아이들 상대로 돈을 벌다니... 그저 마음이 제일 아픕니다..ㅠ
    저 장사하시는 분은 또 어디선가 저렇게 장사를 하시고 계실텐데 .. 그 장사치에 넘어가는(?)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더 아픕니다. 다시는 저런 상황이 있으면 안될텐데 말이죠..

    2011.08.03 16:59 [ ADDR : EDIT/ DEL : REPLY ]
  17. 좀 그렇네요..
    아이들상대로..
    좋은글 잘보구 갑니다..^^

    2011.08.03 17: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애들한테까지 저런짓을 해야 되다니...
    비록 제가 한 것은 아니지만.. 어른으로서.. 부끄럽네요.. ㅠㅠ

    2011.08.03 2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어린이 주위이 몹쓸 어른들이 너무 많아요. 그사람들은 자기 자식도 없는지 쩝

    2011.08.03 23:49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저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에휴~~

    2011.08.04 03:17 [ ADDR : EDIT/ DEL : REPLY ]
  21. 동심의 아이들을 다단계로 이용하다니...
    휴...정말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는 장사치들이 너무 많아요...
    또 노인들만 상대로 사기치는 사람들도 많은데...
    쌀 준다니 뭐 준다니 하면서 말이죠...다들 양심에 털 난 분들이신지..
    자기만 돈 벌면 다라고 생각하는건지...

    2011.08.04 2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