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지혜라고 쓰고 엄마의 무시무시한 사기행각(?)이라고 읽어도 좋을 거 같다ㅎ
얼마전 초등학생인 조카가 학교 앞에서 다단계 사기 비슷한 것 때문에 온집안이 놀랐을 때 다시한번 회자되었던 엄마의 탈출기이다. 

동년배를 통한 포섭
몇 해 전 친구분이 만나자고 해서 나갔는데 그 친구의 친구라는 할머니가 무작정 우겨서 간 곳이 바로 그 사기 판매업체였다. 미리 포섭된 할머니를 통해서 이렇게 포섭을 하는 거였다. 따라 들어가서 앉아있는데 엄마가 보니 아무래도 사기 100% 더란다. 섣부르게 나간다고 했다가는 다시 잡혀들어올 것 같고, 화장실 간다고 도망가려던 엄마 친구가 화장실을 다녀오시더니, 이미 거기도 지키고 서있더란다.

외진 곳에 위치한 판매장소
게다가 그 판매장 자체가 어딘지도 모르는 시 외곽의 창고 같은데여서 나온다 한 들 집에 가기가 구만리인 그런 곳이었다니 다른 방법을 간구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하셨었나보다. 무섭기도 하고 일단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두 분은 대략 4~50명쯤 되는 할머니들 사이에 끼어서 그네들이 주는 이상한 물도 시키는 대로 마시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척하셨다고 한다.

미끼 상품- 나중에 협박의 이유가 됨
상품을 설명하는 중간 중간 이벤트의 형식으로 갑자기 질문을 하거나, 게임을 해서 몇몇에게 화장지나 이불, 건강보조식품등을 나눠주더란다. 그런데 나눠주면서 버스타고 돌아갈 때 불편하니까 집으로 배송해주겠다고 하면서 모두 이름, 주소, 전화번호등을 적으라면서 쪽지를 나눠줬다는 것이다. (뻔히 사기라는 게 보이는 상황이다. 일단 이름과 주소가 있기 때문에 이리로 무엇인가 보내놓고 나중에 돈을 청구하는 형식 같았다.)

적극적인 협박
특히 적극적으로 참여한 엄마에게는 옥돌 방석을 하나를 주는데 거절했다가는 의심을 사겠고 받았다가는 뭔가 억지 구매를 해야할 것 같아서 고민하시면서 머리를 쓰기 시작하셨다. 행사 중간에 빵 하나씩을 나눠주면서 휴식시간이라고 해놓고선 찍어놓은 몇몇 분들에게 다가가 개별 영업을 하는데 엄마에게는 받으신 옥돌 방석은 20만원 정도하는 것인데 옥돌 매트를 사시면 더 좋다하면서 협박아닌 협박을 하더라는 것이다.

엄마의 기지
현장에서 괜한 마찰이 생겼다가는 후한이 두렵기도 해서, 엄마는 아예 적극적으로 값을 깍는 척하고, 옆에서 친구분도 도우면서 400만원을 부르던 매트 값을 200만원 정도로 낮추고 무척 흡족한 내색을 했더니 당장 결제를 하면 또 얼마를 깍아준다고 당장 전화로 계좌이체를 하라고 하더란다. 엄마는 전화이체 이런걸 무식한 노인네가 어찌아냐고 나중에 주겠다고 하고는 그 쪽지에 예전에 살던 동네 주소를 대충 쓰셨는데 문제는 핸드폰 번호였다.

혹시나 핸드폰 번호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까봐 핸드폰 번호는 제대로 적었는데, 이름을 적을 때 엄마가 평상시 사용하시지 않는 어릴 때 이름을 적어놓으셨다고 한다. 엄마나 친구분이 워낙 적극적이셔서 따로 전화번호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모임이 끝날 때 쯤에는 그 와중에도 이 방석은 얼른 써보고 싶어서 오늘 가져간다고 하는 대범함도 보이셨다. (울엄니 대단해 ^^;;;) 

돌아오는 길에는 집 근처가 아니라 주소를 적어놓은 그 근처에서 내리시는 치밀함까지 보여주셨는데, 실제 그 다음날 부터 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 전화에서 엄마의 옛날 이름을 대면서 찾으면 엄마는 아주 고요하게 잘못된 번호라고 몇 번 전화를 끊으셨다고 한다. 이렇게 몇 번 전화가 오다가는 포기했는지 어느날 부터인가는 다시 전화가 오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사기업체가 잘못된 주소로 배송을 나갔었는지는 알길이 없다.

"엄마 사기업체에 또 사기 친거야?"
 "안 그럼 어떻하냐. 거금 주고 사기제품 사게 생겼는데. 건강보조식품들도 뭘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고 물건들은 다 믿을 수도 없으니 일단 빠져나오는게 문제였지.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를 데리고 갔던 그 할머니도 거기에서 강매당한 물건값을 내지 못해서 우리같은 노인네를 섭외해서 데려가는 거라고 하더라."

사실 방석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비슷한 제품도 없고 그저 체온을 낮춰주는 시원한 돌방석같은 거라 얼마짜리인지도 모르겠다. 한참 차에 까는 만원짜리 방석하고 비슷했으니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엄마와 친구분을 데려간 그 할머니가 옥돌방석 값을 내야되는 상황이라면 그 돈은 내겠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인데 친구분의 친구라는 그 분도 그 이후에 자녀들의 도움으로 그 업체에서 빠져나오셨다고 한다.

옥돌 방석 공짜로 들고왔다고 엄마에게 누군가 뭐라해도 할 수 없다. 거기까지 끌려가셔서는 빵 하나로 점심을 떼우고 4시장 정도를 계셨다니 그 정도 보상은 받아도 되지않을까 싶다.

우리집이야 별 피해가 없었으니까 그저 회자되는 이야기였지만, 이상한 건강보조식품이라고 먹고 더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고, 정체 모를 물을 무지 비싸게 강매당한 경우도 있고, 효능을 알 수도 없는 옥돌매트 같은 걸 고가에 사게되는 노인들도 있었다는 걸 많이 들었다.

모든 사기꾼이 다 나쁘지만 어린이들의 동심을 헤칠 수 있는 사기꾼이나 노인네들의 쌈지돈을 노리는 그런 사기꾼들은 철저한 응징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부모님께 관련하여 알려드리고 싶으신 분을 위해 기사 하나를 링크합니다. 출력하셔서 부모님과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http://pk.breaknews.com/sub_read.html?section=sectio&uid=3323

또한 노인분들이 현장에서 그런 내용을 알게되었을 때는 (판매자들 모르게) 직접 112에 신고하면 현장범으로 체포가능하다고 합니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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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니깐요. 정말 나쁜 사람들이에요.
    저희 시어머님도 이렇게 끌려갔다가 탈출하셨다는...ㅡㅡ;;
    암튼 정말 다행입니다. 어머님 화이팅

    2011.08.05 1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마 노인분들은 한 번씩 경험이 있으신가봐요.
      막 싸우고 나오신 분들도 있다던데 노인들의 여린 마음을 이용하는 나빤넘들이예요 정말.

      2011.08.05 13:13 신고 [ ADDR : EDIT/ DEL ]
  3. 강매라면

    강매에다가, 분위기상 위험을 느껴 구입시에는 , 나중에라도 거절이 가능하지 않나요. 그리고 이런 경우 경찰신고는 가능한지요.

    2011.08.05 12:47 [ ADDR : EDIT/ DEL : REPLY ]
    • 위 본문에 링크 걸어놓은 글에 의하면 소비자보호원이나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참고가 되셨길 바랍니다.

      2011.08.05 13:14 신고 [ ADDR : EDIT/ DEL ]
  4. 오호라

    이런 곳에 빠지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모여서 박수치며 노래도 부르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수있다고 하더라구요.
    노인분들 집에서 대접 잘 못받으시고 어디 마땅히 갈곳도 없고한데 이 곳에 가면 즐겁게해주니 자꾸 가고
    그러다가 물건 사고... 무조건 강매하면 다음엔 안갈텐데 이렇게 저렇게 녹여서 은근슬쩍 물건 파는 수법이 더 무서운듯.

    2011.08.05 13:22 [ ADDR : EDIT/ DEL : REPLY ]
  5. 네오나님 주위에 이런일이 왜자꾸 발생하는겁니까? 이거 네오나님이 유단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

    2011.08.05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애고 나쁜 놈들~현명하십니다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2011.08.05 13: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무서운 세상이네요;

    2011.08.05 13: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참, 고얀 업체이지만
    어머니의 기지가 대단하십니다. ㅎㅎ

    2011.08.05 14: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치는 행각..
    아니.. 모든 다단계 사기업체들..
    이런거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2011.08.05 15: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다행히 지혜롭게 벗어나셨네요.
    정말 저런 다단계는 없어져야 할 것 같아요.
    타겟이 매번 노인층이니 참..

    2011.08.05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와 이거 정말 너무했네요..

    다행히 벗어나셔서ㅠ.ㅠ

    2011.08.05 15: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민아부지

    몇년전 지금 세상에 안계신 울 할머니도 당하셨는데 경찰에게 인계 되었으나 큰 처벌은 안받더라구요..우리나라는 너무나 인격만 존중하는 나라라는 생각이....어머니 대단하십니다. ㅎㅎㅎ

    2011.08.05 16:18 [ ADDR : EDIT/ DEL : REPLY ]
  13. 시늬수

    이런 사기꾼들이 버젓이 영업하게 방치하는 나라가 도대체 제대로 된 나라인지, 참.

    2011.08.05 17:52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마지막에 있군요... ㅎㅎ
    아이와 노인.. 약자를 상대로.. 사기치는 사람들...
    나중에.. 아주 제대로 혼 좀 나야되겠습니다...

    2011.08.05 18: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너무나도 현명하게 잘 빠져나오셧네요!!
    흥미롭게 잘 보구 갑니다^^

    2011.08.05 18: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정말 너무한것 같네요...
    사기칠댜가 없어 노인분하테 사기를 치다니...쩝...

    2011.08.05 18: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어머님이 대단히 지혜로운 분이시네요. 못된 놈들한테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하시는 것도 대단하고요.

    2011.08.05 1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ㅉㅉㅉ

    간단하게 나오는 방법도 있는데 넘 머리 쓰시네

    2011.08.05 19:56 [ ADDR : EDIT/ DEL : REPLY ]
  19. 지옥의사자

    아는사람이 더 무섭다. 집사람이 무얼 배우러 다녔다. 그런데 그곳에서 강사로 있는 여인이 다단계판매를 교묘히 아닌 것 같이 꼬득여 발을 들여 놓게 하려고 해서 마침 그여인에게서 전화가 와서 정중하고 신사적으로 말을 했더니 다시는 그런일이 없었다. 세상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많은데 그들 중에 이런 것도 쓰레기가 아닌지 생각해 볼만하다.

    2011.08.06 03:20 [ ADDR : EDIT/ DEL : REPLY ]
  20. 노인분들이 현혹되지 않아야 하는데
    쉽게 넘어들 가는거 같습니다. ^^

    2011.08.06 15: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어머님의 지혜가 돋보이네요~
    휴..노인사기 요즘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착잡해요...

    2011.08.08 14: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