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지고 책도 낸 사람인데.
조형기가 잘못했다라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유머러스하게 불렀던 탑 오브 더 월드 식의 영어발음을 뜻하는 것이다.
R의 굴림을 생략하고 모음이 없는 상태의 자음도 확실하게 발음하는 또박또박 발음 영어가 외국인에게 통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blog를 블.로.그. 발음하느냐 브라ㄱ 로 발음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예전에 새로운 직무교육을 위해서 두 달 정도를 홍콩에 머문적이 있었다. 나의 교육을 담당하는 Karen은 여지껏 들어본 어느 누구의 영어보다 아름답고 우아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녀와 같이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녀의 발음이나 액센트를 따라하게 되고 내가 느끼기에도 나의 발음이 훨씬 더 편안하고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글거리는 이야기지만 직장 동료는 우아한 영어를 들려주고 싶다며 아이들과의 식사에 초대를 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Karen...후에 알게 됐는데 Karen은 영국인 아버지를 둔 영국계 혼혈이고 영국명문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한 인물이었다...을 흉내낸 짝퉁 '우아미 영어'로 홍콩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날 10여개국에서 직원들이 합류를 했다. 영국, 미국등의 영어권과 유럽에서 온 다국적 인간들이 모여 며칠의 시간을 보냈다.

재미있는 것은 한류 덕에 모든 쉬는 시간에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중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들은 주로 사극 이야기, 여자들은 로맨스드라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드라마를 잘 안 보기에 오히려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연관된 문화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니 꽤 재미있고, 한류 대단하구나 느꼈던 날들이었다.

주말에는 당연스럽게 홍콩섬의 한국식당에 몰려가 밥을 먹고 가라오케를 가게되었다.  10여개국에서 온 동료들의 공용어는 영어였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아메리칸 팝과 함께 한국 대중가요였다. 나도 모르는 가요까지 어쩜 이렇게 인기가 좋을까 싶게 들려져왔다.

노래방도 좋아하지 않고 노래부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하도 극성이라 한곡을 부르려 준비를 해봤다. 가사를 안다면 가요를 골랐겠지만 가사를 잘 모르는 마당에서야 가요를 고르기는 더 난감했다. 이유라면 홍콩 가라오케에서 한국 가요에는 영어로 자막이 나온다 -_-;;;;

그러다가 Top of the world가 생각이 났다.  신나는 노래이기도 하고 아마 다들 알거라 생각해서 골랐는데 갑자기 조형기식 영어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조형기식 발음으로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 반응이 묘했다. 박수치고 벙글벙글 웃으며 신나하는 것은 맞는데 이상할 정도로 따라부르질 않는 것이다.

보통은 그네들도 우리처럼 누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면 박수치며 같이 작은 소리라도 따라부르는데 이상하게 그저 박수만 치는 것이다. 그러다가 후렴구를 제대로된 발음으로 노래를 했더니 동료들이 같이 노래를 따라부르는 게 아닌가. 그래서 다시 조형기식 영어로 부르면서 '자 다같이 부르자~'했더니 한 친구가 '우리 한국어 몰라~'라는 것이다.

엉~ 한국어라니. 난 영어로 부르는 건데.
그거 영어 아닌데~라는 반응이다.
아냐 이거 영어야 데어 이즈 원더링 모스트 에브리띵 아이 씨 ~ 하고 불러봤지만 동료들은 여전히 웃으면서 그건 영어가 아니란다.

오호~~~ 이런 놀라운 발견이~~~~

그래서 노래가 끝난 후 이 조형기식 발음으로 대화를 시도해봤다. 대부분이 알아듣지를 못하는 게 아닌가. 우리 끝나고 야시장이나 갈까 하면서 야시장을 '나이트 마켓(아주 또박또박 한음 한음)'이라고 발음했더니 역시 못알아 듣는다. 나잇 마ㄹ켓과 나이트 마켓과는 전혀 다른 어휘로 인식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오히려 문법이나 단어의 선택이 틀려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었는데 이 조형기식 발음으로는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했다. 물론 그 액센트에 익숙해진 소수의 동료들은 재미있어했지만 대체로 알아듣기 어려워했다.  재미있는 경험인 동시에 한국식 영어교육의 문제점이 다시한번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교육학자는 아니니 분석할 능력은 없지만 아무튼 언어교육에서 실전만큼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없다라는 생각이다.

영어를 교육하려면 발음 제대로 굴리도록 교육하고 발음과 함께 액센트 교육도 같이 해야할 것 같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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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영어회화는...지옥이에요...ㅠㅋㅋ

    2011.08.11 10: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독일에 가면 통하지 않을까요

    2011.08.11 10: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ㅎㅎㅎ
    진짜...ㅎㅎ
    독일이나 영국에선 그래도 알아주지 않을까요?ㅎㅎ
    예전에 프랑스 친구를 만났는데
    한국사람들 너무 발음을 많이 굴려서 못알아듣겠다더라구요...ㅋㅋㅋ
    영국식 발음을 하는 아이라...^^;;

    2011.08.11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살아있는 경험에 교육적인 글입니다 ^^
    땡큐 베리머치~

    2011.08.11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언제나 힘든게 영어지만 요즘은 웬만해선 다 통하는것 같네요~
    단, 일상생활에서 말이죠.
    행복한 하루되세요~

    2011.08.11 11:13 [ ADDR : EDIT/ DEL : REPLY ]
  6. ㅎ ㅎ 그헣군요
    목요일을 뜻깊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1.08.11 11: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ㅎㅎ, 영어는 아직도 힘들더군요.
    잘 보고 갑니다.

    2011.08.11 1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ㅋㅋㅋㅋ 엉터리 조형기 식의 발음에 빵터집니닷

    2011.08.11 1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실전 영어와
    끊어 읽는 우리식 영어는 다르군요.
    하긴 토익 시험만 봐도 연음 발음으로 들리니
    한국식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거 이해될 것 같아요.

    2011.08.11 1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데이 이즈 원더링 모스트 에브리띵 아이 씨~' 요부분 저도 모르게 따라불러봤어요 ㅎㅎ

    2011.08.11 11: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독일은 어떨까요 ㅎㅎㅎㅎ

    2011.08.11 13: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오... 그렇군요..
    저는 일본어로 채팅을 하다 장음을 잘 표시 안했더니 상대가 못알아 들을때 깜놀 - 요거 하나 빠진건데 ㅎㅎ

    2011.08.11 14: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저도 들어본바로는, 듣는게 엄청 편협하다라고 그러던데,,
    그래서 더더욱 그럴수도..
    그나저나 영어잘하는거 부럽습니다~^^

    2011.08.11 14: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이거 음성지원 안되나요? 네오나 님의 육성으로 탑 옵ㄷ 우월의 노래를 듣고 싶은데요.
    물론 우아한 발음으로요.^^

    2011.08.11 15:42 [ ADDR : EDIT/ DEL : REPLY ]
  15. 조형기 싫어해서 말이죠..;;
    영어 책도 냈었나요?;;

    2011.08.11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그렇군요...
    재미있게 잘보구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1.08.11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저도 영어 발음이 좋지않은 사람중에 하나 ㅡ.ㅡ;;;

    2011.08.11 22: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으허 저도 이거 한번 불러볼까요? ㅎㅎㅎㅎ 남편앞에서 ㅋㅋㅋ

    2011.08.12 0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마 노래곡조로 알겠지만 정말 못 알아듣던걸요.
      클라라 님은 근데 이미 안 되지 않으실까요? ㅎ
      정말 또박또박 하셔야 해요 ㅎㅎ

      2011.08.12 11:01 신고 [ ADDR : EDIT/ DEL ]
  19. 된장님들

    꿈을 깨십시요.
    캐나다에 17년째 거주하며 다국적 기업이고 그 분야 최고인 회사에선
    입으로 먹고사는 서비스를
    하루종일 영어로 현지인들 상대로 구사해야하는 나도 여전히 버벅됩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날 2세로 착각할 정도의 영어를 하지만
    영어앞에선 왜소해지는 나... 그게 언어학적으로 자연스러운거일 수도 있습니다.

    우아한 영어라...정말 오글거립니다.
    우아한 한국어를 구사한다고 느끼며 살아간다면
    그게 가능할지도 모릅니다만...
    정신들 차리십시요.
    영어몰입교육을 통한 허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2011.08.18 10:18 [ ADDR : EDIT/ DEL : REPLY ]
    • 얼마나 못나셨음 이렇게 열등감에 사로잡혀 사나요??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글에 두서도 없는 것을 보니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이해력 자체에 문제가 있네요.
      분명 오글거린다고 스스로 이야기했고 영어를 잘 한다에 촛점이 있는 글이 아닙니다. 영어는 일의 능력의 척도가 아니라 그저 수단으로 생각하기에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지도 않습니다. 영어에만 몰입해서 살아야할 정도로 능력없지도 않구요. 영어 몰입교육은 또 뭡니까? 뭘 전달하려는지 잘 생각하시고 정신은 스스로나 차리십시오. 그리고 시간되시면 한국어 맞춤법도 공부 좀 하시구요. 요와 오도 구분 못하니 ...

      참, 우리나라 된장 모독하지 마시구요! 하긴 외국에서 17년 살면서도 우리나라 못된 것만 배우니 이렇게 삐딱하겠지.

      2011.08.18 11:0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