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소매치기와 인연이 없었는데 올해 벌써 두 번째이다.

지난 주말 시내 모 백화점에서 명절 맞이 선물을 고르기 위해 쇼핑을 하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엄마의 선물을 사고 나서, 아빠 것을 고르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더 높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엄마와 나는 한 계단에 같이 서있었다. 우리 앞으로도 두 사람이 같은 계단에 서서 올라가고 있었던 상황이다.

앞의 두 사람은 우리로부터 두어 계단 정도 앞에 타있었고 그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막 내리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한 여자가 우리를 밀치며 에스컬레이터 위로 뛰어 올라갔다. 너무 강하게 밀쳐져서 비틀거리면서도 안 넘어지려고 애쓰고 있는데 에스컬레이터 위를 보니 내 지갑이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있었다.

급하게 에스컬레이터에 내려서 그 지갑을 주우려는데 매장앞에 있었던 백화점 직원이 그 지갑을 주워서는 우리를 밀치고 지나간 여자를 향해서 "저기요~ 지갑 떨어뜨렸어요!!"라고 외치는 게 아닌가. 순간 눈치를 챈 우리는 그 여자가 소매치기라고 했지만 이 직원은 우리말은 듣지도 않고 뛰어간 여자를 부르며 발걸음을 옮기는 게 아닌가.

그 여자는 이미 에스컬레이터를 돌아서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 가버렸는데도 말이다. 소매치기를 잡으려면 빨리 쫒아가야할텐데, 내 지갑이라고 해도 그 직원은 화를 내다시피하면서 지갑을 안 주는 것이다. 흥분한 나는 내거라고 하면서, 지갑 안의 신분증을 확인해보라는 말을 하니 그제서야  그 직원은 지갑을 열어서 신분증을 확인하고서야 그 지갑을 돌려줬다.

보통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때는 손에 지갑을 들고 있는 편인데 엄마의 선물을 산 쇼핑백과 내 물건을 산 쇼핑백을 들다가 잠깐 지갑을 가방에 넣었는데 그걸 채간 것이다. 그 직원은 큰 실수할 뻔 했다하며 사과하고, 딱히 그 직원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소매치기를 잡을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찜찜했다.

엄마는 네가 잡아서 뭘 어쩌려고 했냐면서 오히려 혼을 내시면서 안 잃어버리고 안 다쳤으면 됐다고 하셨지만 못내 찜찜했다. 그러고보니 우리 앞에 있던 두 여자도 이상했다. 어쩐지 에스컬레이터에 가둔 것 같기도 하고, 소매치기와 같은 방향에 비슷한 속도로 뛰어간 것 같기도 하고. 소매치기는 단독보다는 그룹으로 움직인다고 하니까 아마도 내 지갑을 채서 같은 그룹에게 전해주려다가 그런게 아닐까...

당분간 지갑가지고 다니기 무서워졌다. 그냥 호주머니에 머니 클립이나 채워서 가지고 다니던지 해야지 원.

아무튼 명절 전이라 시장이든 백화점이든 인파가 무시무시하다. 따라서 지갑을 노리는 소매치기도 무시무시하다. 지갑은 손에 쥐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라면 최소한 자신의 몸 앞에 위치시키라는 충고를 들었다. 알긴 알아도 그렇게 안 되지만 이제 당분간은 무지 신경 쓸 거 같다.

지갑이 바닥에서 나동그라지는 상황을 접하고 났더니 심장이 벌렁벌렁했는데 그걸 또 겪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나 요즘 좀 멍청한 얼굴로 다니나 반성중이기도 하다 --;;;;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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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보고 갑니다.즐거운 추석연휴가 되세요

    2011.09.08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말 조심 또 조심해야할 부분이죠......

    2011.09.08 11: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다행이네요.
    잊어버리시고 앞으로만 조심하시면 될겁니다.
    아직도 그런사람들이 있다는게 씁쓸합니다.

    2011.09.08 11:27 [ ADDR : EDIT/ DEL : REPLY ]
  5. 조심 또 조심.ㅠㅠ
    세상살기 각박합니다.ㄷㄷ;

    2011.09.08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아직도 백화점에 소매치기가 있군요 정말 조심조심 다녀야할 듯 합니다

    2011.09.08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불행중 다행이네요. 사람 많은 데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네요.

    2011.09.08 1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큰일날뻔했네요.
    다행히 잘 넘어가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너나할거 없이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2011.09.08 13: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전 얼마 전에 술 먹고 지갑을 쓰레기통에...ㅠㅠ

    2011.09.08 1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어쿠~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목요일 저녁을 편안하게 보내세요~

    2011.09.08 18: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허어.. 소매치기..ㅜㅜ
    조심해야겠어요..!!
    큰일이 없어 다행입니다..!!

    2011.09.08 19: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명절 앞두고 공공장소 가면 조심해야 할거 같아요..
    어찌보면 그들에겐 대목일테니..;;

    2011.09.08 21: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오, 큰일날 뻔하셨네요.
    심각한 글인데 마지막 문장 때문에 살짝 미소 짓고 갑니다.

    어찌 되었든 명절 전 분위기가 좀 어수선한 것 같아요.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그냥 명절 분위기는 안 나는데 복잡한 느낌. 아무튼 짧은 추석 연휴가 곧 시작이네요. 추석 무탈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1.09.08 2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명절을 앞두고 또 소매치들이 극성을 부리는군요.
    마음만 먹으면 다 자기 지갑이라고 어떤 소매치기가 인터뷰에서 그러더군요.
    조심해야 겠습니다. ^^;;

    2011.09.09 08: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헐...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근데 직원도 너무 답답해 보이네요. -_-;;;
    아오~ 욕이 절로 튀어나올 상황같은데요?

    2011.09.09 15: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헉;; 이번에도 정말 아찔하셨겠어요;;
    저번이 버스에서였죠?;;
    이런 시기엔 정말 평소보다 더 조심하셔야 된다는;;
    네오나님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__+

    2011.09.10 01: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그 사람들도 대목(?) 이라서 활약을 펼치나 본데...
    그러면 안되죠...

    2011.09.10 01: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풍요로운 한가위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네오나님..^^

    2011.09.10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소매치기는 원래 일행이 있습니다. 앞에있던 두분도 같은 일당일 확률이 높고
    도망친 사람은 바람잡이 이지요. 시선을 끌기위한 작전이지요 쫓아가 잡아봐야 그사람은 증거가 없게되지요.
    아마도 뒤쪽에도 일당이 있었을 겁니다. 원래 그사람이 빼내어 뒤쪽에 넘겨주고 달려야 하는데 실수한 것 같습니다.
    떨어뜨려 우연히 백화점 직원이 먼저 주웠네요.
    소매치기는 항상 앞쪽과 뒤쪽에 포위하고 행동하며 달려가는 사람은 바람잡이로 잡아봐야 소용없고 물건은 이미 대부분 뒤쪽사람이 갖고 여유있게 사라집니다.
    아무튼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2011.09.10 2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버스에서 당할뻔한 일도 읽었는데 백화점에서도 이렇게 아슬아슬 했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한번 당하면 뒷 수습이 더 힘들고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구요 ㅠㅠ
    (전 버스에서 그랬던것?같아요. 어디서 당했?는지도 몰랐을 정도였으니까요 ㅠㅠ)

    이사를 할 예정이라 정신없는 요즘을 보내고 있어
    자주 왕래하지도 못하고 이리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한가위 즐겁고 풍요롭게 보내시고 또 뵐게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2011.09.12 05: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아...정말 잃어버리지 않고 사람 안 다친게 다행이네요.
    그러게요...말씀처럼 돈을 클립 채워서 묶어 두던지 해야지 원...
    그럼 주머니채로 잘라가려나요?

    2011.09.14 08: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