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편에게 칼에 찔린 채 낭떠러지에서 밀려 떨어졌다가 20시간의 사투끝에 절벽을 기어 올라 구조된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었다. 그녀가 남편에게 그렇게 처참하게 살해될 의도로 폭력을 당하게 된 이유는 바로 남편의 '의처증'이었다. 2년간 10여개를 부술 정도로 아내의 모든 것을 의심했었던 남편은 결국 아내를 살해시도 했다. 

친구 중 한 명도 이런 폭력의 희생자였었다.
겉보기에 참 멀쩡하게도 생겼고, 직업도 괜찮은 기업의 잘 나가는 위치에 있었고, 관련 업종에서 대외적인 상을 받는 등 능력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거의 완벽한 남자로서 선후배간 관계를 주도하는, 일명 남자가 봐도, 여자가 봐도 완벽한 남자였다.

이런 완벽남과 사랑에 빠진 친구는 시간이 갈 수록 이상행동을 했다.  전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인삿말도 없이 뚝 끊어버리고,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는 매번 자기 남친의 회사 근처로 잡고, 만나서 10분이 지나던 1시간이 지나던 남친에게 연락이 오면 바로 일어나서 남친에게 가버리는 것이다.

연인이 생기면 어느 정도는 친구에게 소홀해질 수 있다해도 이건 너무 심했다. 친구들은 이런 행동에 성토를 해댔고, 마지막 경고를 날리기에 이르렀다. 연인도 인간관계라면 친구도 인간관계다.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만나기로 했으면 그 순간 만큼은 친구들과의 만남에도 충실하라고. 

이 친구가 사과를 하면서 남친 전화는 벨이 두 번이 울리기 전에 받아야하고, 언제나 대기하고 있다가 나오라고 하면 30분 이내에 만나러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도저히 이해도 안 되고 문제가 있는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사랑에 빠진 여자는 그저 그걸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 ... ... ...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는 멀어져 갔다.

 


그리고 어느날 다리를 절면서 친구가 우리집 앞에 나타났다. 하루만 재워달라고. 이유도 말 못하고 울기만 하길래 일단 재우고 다음날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얼굴 반쪽에 멍이 들어서 만났다. 당장 병원에 가야할 정도였고 다리도 아직 낫지 않은 상태였다. 계단에서 넘어졌다는 걸 캐물었더니 남친에서 발차리고 맞았다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발차기로 찼다. 그걸 맞는 게 내 친구였다니.

이건 아니지! 라고 설득해서 헤어지라고 했더니 헤어져주질를 않는다는 것이다. 맞은 이유 물어봤다. 없다! 그저 전화벨이 세 번 울렸다고, 음식점에서 자기 먹기 싫은 걸 시켰다는 이유로, 만나서 배아프다고(친구는 장이 약하다)했다고, 울지않았다고. 더 큰 잘못을 했다고해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이건 그저 정신병자에 가까웠다.

특징은 꼭 사람이 없을 때 때린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남친인척한다고 했다. 겉보기에는 무척 잘 생기고 매너좋은 인간이었지만 속은 이런 괴물이었다. 헤어짐을 요구하는 친구에게 더 심한 폭력이 행사됐다. 

당시 만나던 나의 남친이 어느날 물었다. 네 친구 괜찮냐고? 뭘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 남자의 이전 여친이 폭력을 하도 심하게 당해서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직업상 약간 관계가 있어서 친구의 남친을 알고 있던 나의 남친에게, 이 바보탱이야 그걸 알면 진즉 이야기했어야지 했더니 그 남자의 보복이 두려워서 그 여자와 그여자의 주변사람들이 모두 입을 닫고 있어서 자기도 이제서야 알았다고 한다. 폭력은 습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그 친구와 두 달 정도 연락이 끊겼다. 남친과 겨우 헤어졌다는 친구는 그간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처절했다. 석유통 들고와서 친구 집에 불을 지른다고 하고, 실제 석유를 뿌리기까지 했으며, 그걸 막는 친구 가족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친구는 당시 그 남친이 모르는 다른 친구집에 피신해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왜 진즉 신고하지 않았냐고 할 것이다. 신고했었다. 그러나 그정도 폭행으로는 아무런 조치도 얻어낼 수 없었고, 애정싸움으로 치부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었다. 게다가 어느 새 그 남자는 친구의 모든 인간관계와 해당되는 전화번호를 다 백업해뒀을 정도로 치밀했다. 보복이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데 2 년여가 걸렸다. 지금도 흠칫흠칫 놀라는 건 여전하다.

어떤 이유로도 이런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 큰 상처를 남기는 이런 폭력을 행사하는 자는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저 애정문제로, 그저 부부문제로, 그저 가족문제로 축소되고 은폐되는 것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해결책에는 접근하기 어렵지만, 가장 심각하게 느낀 것은 폭력은 습관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강도는 점점 심해진다. 연인에게 이런 양상을 발견한다면 헤어지는 우선 조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아내가 하루 속히 회복되기를, 정상적인 건강한 삶을 살게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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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있나..
    조금 무섭기도 하네요~

    2011.08.22 09: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주위에서 생기는군요...ㅡ,.ㅡ;;

    하긴 당사자가 아닌이상 헤어지는게 쉬운게 아닐수도 있겠어요...ㅜ.ㅜ

    2011.08.22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엔 못 배운 사람들이 그런다고 하는데 요즘은 그것도 아닌 거 같아요. 말도 안 될 거 같은 집에서도 그런일이 있더군요.

      2011.08.23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3.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 되면 안되요 ㅠㅠ

    아니 할짓이 없어서 여자를 패요?

    사람도 아니에요 증말 ㅠㅠ

    2011.08.22 09:17 [ ADDR : EDIT/ DEL : REPLY ]
  4. 연인, 부부 사이에서 폭력이라니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2011.08.22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며칠 전에도 지하철 역에서 여자친구를 인정사정 없이 때리는 사람을 봤습니다...왜들 이러는지 몰라요.

      2011.08.23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5. 이렇게 해서는 같은 하늘 아래 숨을 쉴 수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2011.08.22 09: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근데 은근히 저런 사람들 많은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2011.08.22 09: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한번 맞은 경우 단호한 대처를 해야하는데 쉽지 않은 사람에게 걸렸군요. 그래도 피할 수 있게된 것은 천만다행이네요.

    2011.08.22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게 단호한 대처를 못하고 나면 이렇게 질질 끌려가는 거 같아요. 이 친구도 처음에 그랬거든요.

      2011.08.23 09:36 신고 [ ADDR : EDIT/ DEL ]
  8. 어떠한 경우에도 부부간의 남녀간의 폭력은 안됩니다.
    폭력은 마약같아서 한번 하기시작하면 중독이 되어간답니다.
    그전에 그런증상이 나타나면 주위에서 정신과 상담을 권해 보는것이 상책이라 생각 됩니다.

    2011.08.22 10:53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신이 뭘 잘못했냐며 적반하장이라 그것 때문에도 문제가 있었다네요.

      2011.08.23 09:37 신고 [ ADDR : EDIT/ DEL ]
  9. 이런 말도 안되는....
    이런 일이 정말 다 있네요..ㅜㅜ

    2011.08.22 1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1.08.22 14:55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제 그 이야기는 안 할려고 하고 저희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쉽게 지워지는 상처가 아니겠죠.

      2011.08.23 09:39 신고 [ ADDR : EDIT/ DEL ]
  11. 참, 사랑이 아니라 심한 집착이...
    치료와 함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할 듯합니다.

    2011.08.22 15: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집착에서 비롯된 건지, 그저 폭력성향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렇게 나타난다는 것이 드물지 않다는 게 더무섭더군요.

      2011.08.23 09:39 신고 [ ADDR : EDIT/ DEL ]
  12. 단순 애정싸움으로 치부된다는 현실이 참 가슴아프네요;

    2011.08.22 18: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무섭습니다. 저도 주위에 이런일을 겪은 사례들이 있었는데. 정말 당해보지 않으면 공포를 모르죠. 친구분의 고통이 쉽게 씻겨지지 않을터인데 행복하게 잘살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일을 겪은 분들은 주위사람 만큼 도움되는 것이 없다고 하죠?

    2011.08.22 22: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참 많은 듯합니다. 특히 아파트의 특성 상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을 때도 있구요. 그러다가도 또 팔짱끼고 나가는 부부라는 게 희안하기도 합니다.

      2011.08.23 09:41 신고 [ ADDR : EDIT/ DEL ]
  14. 데이터폭력 문제죠.

    2011.08.22 2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연애때 헤어진게 천만 다행...
    그런 사람과 결혼을 했다면...정말...무서운 일이지요.
    진짜 대책 없는 사람이었네요 ㅠㅠ

    2011.08.23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연애지만 헤어지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결혼 전에 드러난 게 다행이다 했었습니다.

      2011.08.23 09:42 신고 [ ADDR : EDIT/ DEL ]
  16. 하핫^^;; 정말 친한 친구가 저런 상황이라면...
    용납될 수 있는 상황이 있고 아닌 게 있죠..
    제대로 조사마저 이뤄지지 않는다니 참 답답할 따름입니다.

    2011.08.23 05: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왜 웃으신 건지 ^^;;
      여기에 쓸 수 없는 이야기가 뒤에 더 있습니다.
      오히려 완화해서 쓴 것인데 상상외로 이런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2011.08.23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17. 영화에나 나올법한 얘기네요. 그러게...맨날 하는 말이지만, 특히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제대로 된 남자를 고르는 안목, 가장 중요한 일이지요~

    2011.08.23 08: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처음 마주쳤을 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했었습니다. 어디서 말로만 듣고 드라마로나 봤었는데 현실은 더했습니다. 오히려 드라마가 순화한 것이더군요.

      2011.08.23 09:44 신고 [ ADDR : EDIT/ DEL ]
  18. 저런 남자들 말로만 들었는데...에휴...
    친구분도 얼마나 맘고생이 심하셨겠어요...
    저 남자분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텐데...

    2011.08.25 02: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