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11. 4. 08:27

지인의 여동생이 결혼을 하고 몇 년이 지나서 부터 남편의 폭력에 심각하게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경찰도 출두했을 정도이고, 몇 달 전에는 병원에 입원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남편의 폭력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도 심해지는 것이지만, 처음에는 안 보이는 신체부위를 때리다가 이제는 보이는 곳까지, 또 자녀들이 보는 곳에서나 외출했을 때 밖에서 때리는 일까지 생겼다고 한다. 가정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자행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이 남편이라는 사람의 폭력에는 이유도 뭣도 없다고 한다. 밖에서는 능력있고 성실하고 바른 남편이지만 집안에서는 남편은 그저 폭력적인 존재이다.

누가봐도 같이 살기 어려울 정도의 폭력이고 지인의 여동생도 이혼할 수 밖에 없다며 이혼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인에 말에 의하면 그 남편의 폭력은 이미 치료되거나 개선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살기 위해 선택하는 이혼이 그녀의 친정엄마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딸이 맞고 산다하면 친정엄마가 나서서 딸을 위하는 것이 당연하고, 먼저 이혼을 종용하지는 않더라도 딸의 아픈 몸과 마음을 위로한다. 하지만 이 엄마는 딸이 아프고 나서도 한 번 들여다본적이 없으며, 오히려 사위한테 미움받지 않는 딸이 되라며 타박만 하더니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그 이혼을 결사 반대하고 나온다는 것이다.

이 친정 엄마가 이혼을 막는 이유는 명료했다. 이혼한 딸은 집안의 수치라는 것이다.  물론 이혼이라는 것이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적 분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것보다는 슬픈 일이다. 하지만 도저히 안 맞는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이혼이 해서는 안 될 윤리적 문제는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주변에 이혼한 커플들을 보면 그 속내는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럴 수 밖에 없구나 라고 수긍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 부부의 경우에도 끊임없는 남편의 폭력과 그것을 보면서 자라는 자녀들의 문제는 심각해보인다. 당사자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가면서 어렵게 이혼 이야기를 친정엄마에게 꺼냈고, 그저 엄마가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주기만을 바랐다고 한다. 

그저 도와줄 수 없다라고 도움에 대한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수를 써도 이혼은 안 된다고 강제하며 딸의 현재 상태를 무시하는 그 친정엄마의 사고는 보수적이다 못해서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전형적인 예로 보였다. 심지어는 이혼을 하려면 결혼 이전까지 키워주고 결혼시킬 때 쓴 비용까지도 다 물어내라고 하며 엄포하는 것으로 딸을 사지로 몰고 있다.

말로만 듣던 가정폭력을 이렇게 가까운 데서 듣다보니 일차적으로는 그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화가 나지만 딸을 사지로 내몰아 더 큰일을 유발할 것 같은 그 친정엄마도 이해할 수가 없다. 여동생의 성격은 잘 알지 못하지만 남편에게 받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외에도 친정엄마에게 받은 마음의 큰 상처는 그녀의 정서에 크나큰 해악이 될 듯하다.

어떤 사회적인 이목을 얼만큼이나 중요시여기는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맞는 딸의 이혼을 그저 자신의 명예(과연 그것이 명예나 위신인지도 의문이지만)때문에 강제로 막고 있는 이런 부모를 보면서 따뜻하기만 한 대다수의 엄마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되는 한 편 그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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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놈의 위신, 명예가 밥먹여주는건 아닌데,,,
    고칠수없을정도라면, 친정엄마되시는 분도
    딸 입장에서 생각해보는게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011.11.04 1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엄마이기를 포기한 분이시군요.
    딸의 아픔보다는 남의 이목에 매여사는 그분도 불쌍하게보이구요.
    안타깝습니다.

    2011.11.04 10:32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이지, 결혼생활을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유지할 수 없다면,
    헤어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인데 말이죠. 어머님의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2011.11.04 1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켁~!!
    친엄마가 아니거나....
    남편이 아주 대단한 사람(집안,돈...명예...기타등등...)이거나...

    둘중 하나 말고 또 뭐가있을까요...ㅜ.ㅜ
    이해가 안되는 엄마네요...ㅠ.ㅠ

    2011.11.04 12: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런 경우는 정말 확실히 잘잘못을 따지고 위자료에 재산분할까지 확실히 해야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지요. 한번 폭력을 행사하면 그 버릇 절대 못 버립니다.

    2011.11.04 1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안쓰럽기만하네요 ㅠㅠ
    정말 그 딸은 지옥같은 삶일텐데..

    2011.11.04 13: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보통은 친정엄마가 먼저 이혼하라고 하지 않나요.
    상식선에서 이해불가한 상황이네요. 계모인가요?

    2011.11.04 13: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병원에 입원하고...
    주변에서 다 알 정도인데..
    이혼이라는 것이 모두 옳은 선택이 아닐 수 있지만...
    저 상황이라면 부모가 먼저 나설것 같은데...

    2011.11.04 14: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저는 이해가 안돼요.
    자기 딸이 막고 사는데 체면 때문에 참고 살라는 어머니가요.
    이건 당사자만의 문제로만 그치는게 아니라
    자식에게도 그 폭력성이 되물림 되며 심각한 상처를 안기는지라...

    2011.11.04 15:43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하... 안타깝네요...ㅜㅜ
    잘 보구 갑니다..ㅠㅠ

    2011.11.04 16: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저로는 이해가 안가는 엄마네요.
    딸이 저로고 사는데 수치가 뭐라고...
    잘 보고 갑니다.주말 잘 보내세요

    2011.11.04 16: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비밀댓글입니다

    2011.11.04 17:17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딸이 맞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거 아닌가요?

    2011.11.04 18: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이해할수 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러네요.
    어찌 엄마가..

    2011.11.04 18: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아직도 이렇게 답답한 일이 있네요. 폭력은 처음 당했을 때 확실한 제스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렇게 계속 체면 때문에 막는다면 남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닌가 싶네요.
    자녀들도 그것을 보고 자라면 마음에 응어리가 생길 텐데. 아무튼 가정생활을 남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 자식에게 확대되면 더 문제가 커지는 것 같아요. 글 잘 보고 갑니다.

    2011.11.04 21: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사고찬성

      미사고님 말씀: 처음 당했을 때 확실한 제스처를 .... 나의 아빠는 때리는 사위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어요. 딸 잘못 키워 미안하다고...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고민하고 진실에 대한 혼돈 속에 살았는데, 결론은 이제는 아빠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도 딸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전에 사람이 주체라는 자존감은 그 자신에게 조차도 없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들었어요. 그도 알지 못하고, 여자는 그렇게 대해야 한다고 봤기에 그렇게 행동했다고 이해하지만..
      그런 것들은 대물림 되어서는 안되고 이제 변해야 해요.

      2012.05.20 11:44 [ ADDR : EDIT/ DEL ]
  17. 요즘도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잇나 보네요..ㅠㅠ
    반드시 이혼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폭력을 당하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도 어려울텐데 단지 부모의 체면만으로 이혼을 반대하는것은 납득이 안되네요..^^

    2011.11.04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이건 아니네요. 매 맞고 어찌 살아요
    이 밤도 좋은 꿈꾸세요~

    2011.11.05 0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엄마가 자신의 체면 때문에 딸의 고통을 눈감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군요

    2011.11.06 1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비밀댓글입니다

    2011.11.06 20:01 [ ADDR : EDIT/ DEL : REPLY ]
  21. dagi5430

    기가 막히네요 . 딸의 안위보다 자신의 체면이 중요해?
    친엄마 맞나 의심도 되네요. 그러면 엄마가 대신 맞아주던지....

    2011.11.07 11:4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