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명이 드라마 짝패를 촬영하던 중 낙마사고를 당해서 심각한 목과 척추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문제는 드라마 종영까지 촬영 스케줄이 계속 되어서 병원에 입원할 수 없어서 진통제만을 의지한 채 드라마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기가 없는 드라마이고, 드라마 초기라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측면이 있지만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는 짝패라면 굳이 과장되게 이 상황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저 천정명은 사고가 났고, 목과 척추라는 신체의 주요한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곧 치료와 입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드라마 제작 스케줄 때문에 이를 미루고 진통제만을 맞아가면서 촬영에 임하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상 투혼'이 문제다. 촬영에 임하는 천정명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촬영에 임하게 강제하는 드라마 제작 현실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진 출처: imbc닷컴.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면 저작권은 해당방송사에 있습니다.)


드라마가 국내에서 처음 제작되던 때에는 연극무대와 마찬가지로 생방송이었지만,  장비와 제작여건이 좋아지면서 녹화방송이 가능해졌고 생방송으로 방송되던 조마조마한 NG 상황에서 벗어나 완성도 있는 드라마가 제작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생방송 드라마라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드라마 제작 현장은 거의 생방송이나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영화감독으로 처음 드라마를 연출했던 장항준 감독은 사흘 밤을 새고 나서 감독을 사퇴하고 극본에 전념하기로 했다는 우스개 소리를 했다.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제작여건을 그대로 드러낸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현장의 이야기는 계속 들어왔다. 드라마 하나를 하면서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특히 주인공의 경우라면 거의 일주일 내내 스텐바이 상태라는 이야기이다. 그저 드라마 덕분에 광고라도 찍게 되면 겨우 그 시간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드라마 제작 현장이 세트이건 로케이션이건 낯설은 환경에서 찍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배우에게도 스테프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문제는 빠듯한 스케줄에 안전 장치나 안전확보, 사고 유발에 방지에 대한 제대로 된 정비 없이 그대로 촬영에 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천정명 사고만 해도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의 사고가 났다고 한다. 첫 번째 사고 후에 제대로 된 재발 방지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의 능력만을 믿고 그대로 진행한 결과 였을 것이다. 이미 다친 배우는 저도 모르게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위축된 근육이나 의식은 더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자명한데 거기에 대한 대책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비슷했던 경우로는 정우성도 찰영하는 도중 부상을 입어 며칠 촬영을 미루었고 이틀 후의 방송이 결방되는 결과를 낳았다. 다시 확인해 보니, 23일 밤 9시 이후 다치고 25일 방송이 결방된 것이다. 촬영하면서 편집이 같이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바로 이틀 후의 방송이 결방됐다는 것은 촬영세트나 로케이션 장소가 여러곳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생방송으로 찍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알려진 것으로는 2008년 문근영의 부상으로 바람의 화원이 결방된 적이 있고, 황정음의 부상으로 지붕뚫고 하이킥이 일주일간 결방된 사태들이 있었다.  배우의 부상 또는 병으로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생기고 이로인한 결방 사태는 생방송처럼 제작되는 드라마 제작 현실에 비하면 많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모든 주연배우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다쳐도 그저 응급조치만 하고 다시 촬영에 임하고, 아파도 링거 한 병 맞고 다시 촬영에 임했다는 것이 '투혼'이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고 미화되면서, 어느 누구도 이런 사실에 반기를 들고 부상이나 병을 이유로 촬영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일까.

 

배우로서 스케쥴을 소화하기에 무리 없는 자기 관리가 요구되고, 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은 스스로 확인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방송 제작의 후진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로 보여진다. 무리한 스케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본의 지연이나 제작상의 무리한 촬영 스케줄을 선진화하고, 배우들이 연기하기 전에 연기 상황에서의 충분한 시뮬레이션으로 배우와 제작진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제작비를 아끼고자 하루 24시간을 거의 풀 가동을 해서 제작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타당한 선으로 조절되어야 하겠다. 하지만 시간 없이 바쁘게 촬영하는 현장의 사고확률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의 확률보다 높은 것은 자명하다. 배우도 지치고 스테프도 지치니 당연하다.

 

지금 상황이라면 다치거나 병들어서 촬영을 지연시킨 배우만이 화살을 맞고 책임을 지는 분위기가 된다. 어느 누가 아프고 다치고 싶겠는가. 극 초반에는 뽀샤시한 배우들의 얼굴이 후반으로 갈 수록 붓고 피나고 염증생긴 그런 얼굴로 되는 것은 더 이상 안 봤으면 좋겠다. 혹여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사에도 투혼을 불사르는 배우들을 미화해서 그런 상황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를 고착화할 것이 아니라 미련한 투혼을 불사르게 하는 제작 현장을 비판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시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하기 전 5회 정도를 찍어놓고 시작한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겨우 한두 회 앞서 촬영하다가 나중에는 거의 생방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드라마를 사전 제작한다는 이야기는 솔솔치 않게 들린다. 그러니까 결국 제작 현장도 이것이 문제라는 걸 인식하면서도 고쳐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전 제작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화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제작의 퀄리티도 높이고, 제작진과 배우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를 이제 시작할 때가 됐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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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작환경이 참 아슬아슬하죠.
    게다가 쪽대본 난무. 007편집, 생방송 촬영 등등

    사전제작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청률에 급급하다보니...
    아무리 그래도 제작환경은
    바뀌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양질의 드라마가 더 나오겠죠.

    즐거운 하루되세요~

    2011.05.18 08: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싸인을 찍었던 박신양이 누가 먼저 쓰러지는지 시합하는
      것 같다고 했던 말이 그런 상황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요.
      정말 위험한 상황이구요.
      사전제작이 꿈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2011.05.18 11:14 신고 [ ADDR : EDIT/ DEL ]
  2.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시청률에 급급하다보니.... 좋은 하루 되세요~

    2011.05.18 09: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전 제작하면 시청률이 더 나온다는 룰이라도 만들어졌음 좋겠어요 ㅎㅎ

      2011.05.18 11:15 신고 [ ADDR : EDIT/ DEL ]
  3. 정말 제작환경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완성도도 떨어지게 되고 그런 작품을 해외에 내보내면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겠지요.
    배우들에게도 제작진에게도 이런 환경은 너무 가혹한 것 같아요.

    2011.05.18 09: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렇게만 해도 먹히더라 ... 이게 참 위험한건데,
      지금은 그런 세태를 그저 쫒는 듯해요.
      잘 나갈 때 잘 지켜야 지금의 위치도 지켜질텐데 말이죠.

      2011.05.18 11:15 신고 [ ADDR : EDIT/ DEL ]
  4. 아주 오래전에 드라마 형태의 예능프로 스탭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알았습니다. 정말 생 고생이란는 걸...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열정없으면 못할 일 중 하나가 방송제작입니다.

    2011.05.18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멋진 경험이 있으시군요.
      좋아서 열심히 하는 분들, 열정이 있는 분들을
      대접하는 제작현실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2011.05.19 10:49 신고 [ ADDR : EDIT/ DEL ]
  5. 그러고보면 큰돈 버는 직업이라고 마냥 부러워만 할수가 없어요.
    뭐든 시간을 들이고 여유를 갖고해야 완성도가 올라가는 법인데요
    우리나라는 그런 여유를 절대 인정해주지 않아요

    2011.05.18 13: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만큼만 해와도 잘 됐었어!를 자랑삼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구요.
      완성도가 무엇인지 보여주세요, 라고 하고 싶어집니다 ㅎ

      2011.05.19 10:50 신고 [ ADDR : EDIT/ DEL ]
  6. 배우들의 건강이 문제로군요~
    수요일은 수수하게 보내세요~

    2011.05.18 14: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배우와 제작진들이 건강을 잃지않고 제작할 수 있음 더 좋을 듯하구요.
      수요일이 수수한 날이군요 ㅎㅎㅎ
      목요일은 뭐예요? ㅎ

      2011.05.19 10:51 신고 [ ADDR : EDIT/ DEL ]
  7. 전 짝패를 보진 않는데 은근이 매니아층이 형성되 있는것 같습니다~

    2011.05.18 2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극의 구성이 좋고 배우들 연기가 참 좋다고 합니다.
      저도 몇 편 못 봤는데 몰입되게 하더군요 ㅎ

      2011.05.19 10:52 신고 [ ADDR : EDIT/ DEL ]
  8. 배우들의 건강이 최우선이 되야할텐데 말이죠..
    항상 이렇게 투혼을 강조하니..;;

    2011.05.19 0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투혼은 정말 죽기살기로 해야할 때 하는 것인데
      일상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 문제인 듯해요.

      2011.05.19 10:52 신고 [ ADDR : EDIT/ DEL ]
  9. 쪽 대분을 기다려야 하고 편집과 방송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드라마 제작 현실은 여전하군요.
    사전 제작제로 만들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 현실이 만만치 않지요. 천정명씨가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11.05.19 0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쪽대본과 미친 편집사이에서 방송을 내보내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래도 매번 그 사람들의 생명줄을 담보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 같아서 그 현실이 안타깝구요.
      조금이라도 사전제작을 늘여서 조금이라도 나은 상황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2011.05.19 10:5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