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렷이 밥상에 둘러앉아서 오순도순 맛나게 먹는 밥상이 가장 멋지고 맛난 밥상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일부러든 어쩔 수 없이든 혼자 밥 먹는 일이 생기는 게 요즘이다. 외출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외출을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아니면 그저 혼자 밥먹기를 해야할 때가 생긴다. 또한, 혼자놀기의 기본은 혼자 밥먹기이다.

요즘은 싱글족들이 많고, 혼자 식도락가도 많이 늘어나서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해오지 않은 사람은 이것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어떤 식당에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어디 앉아야할지도 모르겠고,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도 모르겠고...

우선 전제는 혼자 밥 먹는 당신을 타인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혼자서 크랩을 발라서 먹는 다거나, 갈비를 뜯거나 하면 눈에 띄기도 하고 시선 마사지를 조붓이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래의 경우라면 타인의 눈길은 염려 붙들어 매고, 스스로 만족한 식당 탐험을 즐길 수 있다.

나홀로 식도락 초보자 코스

아무래도 신경쓰여. 남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혼자서 어떻게 식당에를 들어가 등등.  나홀로 식사가 전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시작하는 코스이다.
* 푸드 코트 - 여기서 당신을 쳐다보는 사람은 오직 당신의 식사가 언제 끝날지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면 '난 이미 먹고있지롱~' 하는 자세도 괜찮다.
* 패스트 푸드 - 패스트 푸드를 평상시에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지 않지만, 햄버거가 가능하다면 가끔 괜찮다.
* 분식점 - 장소에 따라서는 나홀로족이 더 많은 곳도 있고, 빠른 회전으로 혼자 먹어도 부담 없는 곳이다.
* 커피 전문점, 베이커리 카페 - 커피 전문점은 장소에 따라 테이블당 인원수 평균이 1.3~1.7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위의 세 가지보다 편안하게 느긋하게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 커피전문점의 샌드위치도 꽤 우량한 상태이고 베이커리 카페에서는 샌드위치는 물론이고 간단한 양식 식사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나홀로 식도락 중급자 코스

만날 후다닥 먹어야하는 초급자 코스는 이제 됐고, 좀 더 다양한 것을 먹어보도록 하지, 라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위한 코스이다.
* 설렁탕, 순댓국, 북엇국, 삼계탕, 칼국수 전문점 - 이런류의 단일 음식 전문점은 차림새가 간단해서 혼자 가도 억울한 일 당할 확률이 지극히 적으며, 혼자온 손님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명동 교자같은 곳은 아예 1인석을 마련해두기도 한다.
* 가츠동, 도시락, 라멘, 카레등 간편 일본식 전문점 - 일본은 혼자 먹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발달되어 있는 것에 맞춰 이런 음식점들은 혼자오는 손님들에게 어색하지 않고 혼자 먹기에 편한 구조가 많다. 특히 바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안전하다.
* 회전초밥 - 태생이 혼자 먹은 것을 혼자 계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나홀로 식도락 상급자 코스

상급자 정도 되면 이젠 타인이 나홀로 식사를 방해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 사람이다.  그저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장소 아무데나 갈 수 있고, 단골도 만들어서 혼자 갔을 때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도 해낼 수 있다. 의외로 혼자 가서 단골이 되면 서비스 받기가 더 좋다. 혼자 가는 식당이 편안하면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되기에 식당 입장에서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이 경우는 어디를 가는 게 좋다보다는 어디를 피해야하는지 알게 된다. 사람이 많고, 벅적거리고, 좁은 곳은 혼자 먹기에 심리적으로도 편하지 않으니 피하게 된다.  또 기본상이 2인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종류, 고깃집, 한정식집, 일정식집, 중국식코스요리집 등은 식당이나 손님에게 무리가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다.

피해야 할 음식점을 제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래의 음식점도 이제 당당히 즐길 수 있다.
* 뷔페 - 상급자라면 이제 뷔페도 즐길 수 있다. 호텔뷔페에서는 아직이지만 해물뷔페 정도에서는 꽤 많은 나홀로 식도락가가 많다.
* 고깃집 - 혼자서 2인분을 시킨다면 입장 가능하지만 뒤집고 자르고는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진않다. 그렇지만 죽어도 고기가 먹고 싶다면, 미리 구워져서 철판에 올려 1인분씩 서빙하는 고기집, 또는 찜갈비를 1인분씩 서빙하는 곳을 찾아보는 게 좋다.
* 일식집 - 일식집 중에서도 생선초밥이나 회정식이 1인분씩 가능한 곳도 꽤 있다. 대체로 중심가를 벗어난 곳이지만 좋은 요리를 하는 곳들은  1인 손님을 극진하게 모시기도 한다. 가능한 바에서 주방장을 마주보고 앉으면  먹지 않는 것은 뺄 수도 있고, 맛있다고 칭찬을 주고 받으며 나름의 화개애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나홀로 식도락 고급자 코스

그야말로 정수이다.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즐기는 것이다.  한정식이나 일식, 중식은 무리지만 서양식이 가능한 것은 서양식은 대부분 1인 기준 조리, 상차림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스프나 테린, 비프 스튜등 많은 재료로 만들어야 하는 음식도 미리 만들어놓는 것이라 인원수와 관계가 없다.  

멋진 옷차림과 당당한 태도, 우아한 자세로 이런 양식 코스요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팁이라면 메뉴를 고를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여유있게 하고, 메뉴는 가장 저렴한 것보다는 중간급 이상의 것을 고르고, 주문을 마치면서 약간 오글거리지만 '맛있는 식사 부탁해요.'라고 해보자. 긴장하는 것은 손님이 아니라 레스토랑이 될 것이다. 그네들 입장에서 혼자 온 손님이 정성들여 메뉴를 고른다면, '나 좀 미식가일지도...'라는 향을 풍기는 것이라 위대한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어쩌다 한 번이다.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때, 자신을 칭찬하고 싶을 때, 나를 위해서 한번쯤 하고 싶다면 언제나 로망으로만 하지 말고 혼자서 당차게 즐겨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 돈이면 가족들 한 끼 기가 막히게 먹일텐데 라는 고민이 된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 이번에 혼자 한번 즐겨보고, 다음에는 가족들 몽땅 데려와서 즐겁게 먹으리라 라는 자세가 가능하다면 도전해 보시라.


이 모든 코스에서 공통점은 스스로 아주 당당하라는 것이다. 그저 '내가 맛난 것 먹으러 왔으니 나에게 맛있는 것을 먹게 해주오', 라는 자세면 된다.  주의점이라면 사람 많은 특정 시간, 사람 많은 곳에서 4인용 테이블을 차지고 앉아 버티는 자세는 그리 권해주고 싶지 않다.  어느 경우에라도 배려는 필요한 것이다. 혼자라고 극단적으로 깐깐하게 굴 필요도 없고, 혼자라고 주눅이 들 필요도 없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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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주 난해한 코스들이군요 ㅋㅋㅋㅋㅋ

    2011.05.27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ㅋㅋㅋ 전 중급자 정도는 되는군요^^

    2011.05.27 10: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중급자가 가장 많을 것 같아요. 전 일단 고급도 마스터했습니다 ㅋㅋ

      2011.05.28 00:49 신고 [ ADDR : EDIT/ DEL ]
  3. 혼자 뷔페 가는것 까지는 저도 하는데
    코스요리는 무리군요 -0- 비용이 감당안되요

    2011.05.27 1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왓! 멋쟁이십니다.
      코스요리는 언젠가 회사에서 경비처리 할 수 있어서 슬쩍...ㅋㅋㅋㅋ

      2011.05.28 00:50 신고 [ ADDR : EDIT/ DEL ]
  4. 사실 식당에 나홀로 들어가기는 좀 망설여져요~!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2011.05.27 1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여행다니시는 분들은 잘 하시던걸요. 저도 여행갔을 때는 생존의 문제라 큰 숨 쉬고 들어갑니다 ㅎ

      2011.05.28 00:50 신고 [ ADDR : EDIT/ DEL ]
  5. 아직 용기가 필요하지만, 혼자먹는 것이 어색하진 않아요

    2011.05.27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점점 즐기시면서 재미도 찾게 되실지 몰라요. 혼자 가면 은근 편한 것도 있거든요 ㅎ

      2011.05.28 00:51 신고 [ ADDR : EDIT/ DEL ]
  6. 초보자 코스중에 패스드푸드점에서 먹어봤어요~~^@^
    그 이상은 아직...ㅎㅎㅎ;;

    2011.05.29 16: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