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었다.

뭘 잴 틈도 없이 펑펑 울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멀쩡하게 앉아 있다가 이렇게 운 건 너무나 오랜만이다.

누가 뭐라고도 안 했는데 이렇게 눈물이 나다니.

내 안에 무엇인가가 흘러내린 것 같았다.

 

한동안 지속되는 경연 프로그램에 지치기도 했고 그저 편안한 자세로 편안한 프로그램을 보려고 했는데 마침 그 시간대에 보려는 게 없었던 게 변명인 것 처럼 코리아 갓 탤런트를 보게 되었다. 그저그런 출연자들. 앉아있는게 정말 고역이다 싶을 정도로 심사위원들이 불쌍해 보이던 프로그램. 그나마 노력이 엿보이면서도 그 재미를 주던 극히 소수의 팀 외에는 별 눈길도 가지 않던 참가자들. 역시 노래 외에는 아직까지는 참가할 재능들이 별게 없나 싶을 정도였다.

 

장재인과 김지수의 신데렐라를 가지고 판토마임 비슷한 연기를 한 여고생들, 하모니카로 연주를 하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예선을 통과해도 별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 같지 않았던 팀 사이에 홀로 나선 청년이 있었다.  누가 들어도 불쌍한 인생,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어려운 삶을 살아온 젊은이. 오히려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저 동정심을 자아내려는 약간의 과장된 제스쳐로 보여져서 오히려 마음을 접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의 무대를 보는 순간 너무나 놀랬다.  쇼맨쉽이라고는 전혀 없는, 꾸밈도 없는, 무대가 뭔지도 모르는, 세련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그저 놀랬을 뿐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에 가까운 음색으로 부르는 넬라 판타지아는 마음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무엇인가를 건드린 것만 같았다.

 

음정이 틀렸던 발음이 틀렸던 그게 뭘 대수겠는가. 그저 그의 노래는 가슴 깊이에 남는 노래였다. 바리톤의 목소리로 소리 하나하나를 제대로 내려고 노력하는 그의 노래는 그저 그 안에 있는 거친 소리로 만드는 그만의 음악이었다.

 

물론 그가 프로페셔널 가수가 된다면 다를 일이다. 하지만 그의 기교가 좋아지고 교육의 효과로 더 나은 목소리로 멋있고 세련된 노래를 부르게 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감동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그가 이것을 알고 있기를 바란다.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안아주고 싶다는 심사위원 송윤아나, 힘들게 꺼낸 질문이 왜 노래를 하고 싶냐는 심사위원 박칼린의 목소리도 떨렸다. 왜 안 그러겠는가.

 

 

하루살이처럼 살았다는 청년. 5살 때 고아원에서 폭력을 못 견뎌서 나온 후 그 나이부터 홀로 살았다는 청년. 지금도 막노동을 한다는 청년. 그래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고등학생으로 학교 생활을 경험해 봤다는 청년. 지금의 세상에서는 오히려 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형편을 이겨내온 청년이다. 지금도 그 어려움은 계속 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는 순간 그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행복하게 해 줄 것을 예감하게 했다. 그리고 그가 행복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가 어디까지 성장하고 어떤 음악을 만들지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다.

 

최성봉의 넬라 판타지아 보러가기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33216110


<사진은 tvn 코리아 갓 탤런트 방송장면을 캡처한 것으로 저작권리는 해당방송사에 있으며, 글의 저작권은 http://neonastory.tistory.com 에 있습니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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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한 번 봐야겠네요 이게 다시 이슈군요 ㅎㅎ

    2011.06.05 10: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안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은 아직 확 눈에 띄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나중에 신데렐라 카피 정도 찾아보심 될 듯하옵니다 ㅎ

      2011.06.06 10:39 신고 [ ADDR : EDIT/ DEL ]
  2.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2011.06.05 13: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요롱이왔어요!
    우와.. 첨 듣는 소식이에요 오늘 봐야겟어요 ㅎ

    2011.06.05 14: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케이블 방송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동영상이 많더라구요. 걍 동영상만 보셔도 괜찮을 듯 싶어요 ㅎ

      2011.06.06 10:40 신고 [ ADDR : EDIT/ DEL ]
  4. 한국판 폴포츠가 최성봉이었군요~
    말할때랑 목소리가 완전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는;

    2011.06.05 21: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말할 때는 자신감이 없어서 더한 거 같아요.
      음악도 자신감을 가지고 나면 많이 나아질 걸로 기대되구요 ㅎ

      2011.06.06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5. 현충일 아침에 저도 펑펑 울고 갑니다.
    최성봉씨 저도 응원할께요.

    2011.06.06 0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완전 불시에 당했다니깐요. 가만히 꼼지락 거리다가 완전 스톱! 상태가 되어서는..

      2011.06.06 10:4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