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6. 14. 14:13


재미있다.
원래가 티비를 많이 보지 않는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나가수를 알고있다니...

어제는 일종의 동호회 모임이 있었다. 나이차이가 아래, 위 20살 정도가 되고, 하는 일은 통계치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남녀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모임이다. 1차 모임에서 20명 정도가 모였다가, 맥주나 하자고 모인 사람이 7명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TV에는 관심이 없는 류의 인간들이라 보통은 모이면 차례차례 여러 업계에 대한 이야기나, 시시껄렁한 연애사나, 그렇고 그런 가정사 등등으로 화제를 이어가는데 처음으로 TV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나가수였다. 아무도 나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나가수를 못 본 사람도 없었다. 개중에는 아예 TV가 없는 사람도 있었으나 어떤 식으로든 나가수에 접하고 있었다.  각자 취향도 다르고, 좋다는 가수도 다르고, 누구는 여기서 감동을 받았다 누구는 저기서 감동을 받았다 하고 아주 제멋대로들 떠들어댔다.

대부분은 임재범을 좋아했지만 너무 힘이 들어갔어, 너무 폼잡어 등의 이유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고, 이소라의 넘버원은 죽이잖냐라는 반응에 또 누군가는 보아 노래 망쳤다라는 사람도 있고 감동해서 눈물 흘렸다는 사람도 있고, 왜 소리 지르는 노래만 좋아하는 건지, 조근조근 속삭이듯 조용한 감정을 전달하는 그런 노래는 왜 밀리는 건지 등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라기 보다는 각각의 무대에 대해서 호평과 악평이 제멋대로 난무했다.

재미있는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제각각 가지각색의 의견속에 의외로 김범수가 가장 호평받는 존재였다. 그 멍하니 뜬 눈마저도 귀엽다, 새롭다 반응이니 뭐 말 다했다. 노래는 그만하면 충분, 더할나위 없이 충분하고, 노래마다 다른 무대 매너, 지배하는 색깔, 무엇보다 누가 구박해도 괘념치 않는 불굴의 과도한 의상 욕심까지 뭐 하나 선선히 넘어갈 줄을 모른다.

 

이젠 그저 무대를 즐기리~라는 듯 재미를 가득 담아놓은 무대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박명수까지 대동하고 무대에 오른 그 모습은 절대 미워할 수 없는 근원적인 우리 동네 똘끼 충만 귀염둥이의 포스가 있었다. 생긴 게 무슨 상관이고, 나보다 어리면 어떻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어떻겠는가. 그저 그 무대를 보면서 흥겹고 즐겁고 재미있었으면 그만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리게 하는 감동만이 우리를 흥분시키는 것은 아니다.  정성들여 준비한 무대를 구석구석까지 누비면서 가수가 만들어낸 무대를 탐미하듯 즐겨주는 것은 시청자의 즐거움인 동시에 숙제이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즐겨주는 것만한 기쁨이 어디있겠는가. 김범수의 무대는 그런 즐거움을 충분히 전해주었다. 음악 자체로서의 흥분도 고스란히 전해줬지만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로, 그가 즐거워하는 만큼 보는 이들도 흥겹게 만들어줬다. 아무튼 김범수의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다. 그 선구리나 좀 구해봐라 하는 이야기까지 오갔다. 올 여름 잇 선그라스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히도 누구도 좋다하는 이가 없었으니 누구겠는가. 옥주현이다. 우습게도 가수로 출전했으면 노래 실력으로 평가 받고 그에 따라 선호도도 생기기 마련인데 노래를 인정하는 사람들 조차 옥주현에 대한 호평은 없었다. 누군가 '아무도 옥주현의 편을 들 생각은 없는거야? 재미없잖아!' 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 모임 자체가 뭔가로 의견이 통일된 적이 없고 거의 대부분 건전?한 토론을 즐기는 자들이라 때로 논쟁이 언쟁으로 발전되긴 하지만 그마저도 코메디로 빠지는지라 이야기 자체를 즐기고 재미있어 하는 부류이다. 그러니 당연히 여기서도 누군가 옥주현의 편을 들어줘야 우린 재미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다. 강력하게 옥주현 편이 되어서 우리를 물리쳐줘야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관계로 재미있는 시간이 무산되어 버렸다.

아무튼 TV 프로그램으로 그렇게 이야기가 오래 주고 받기는 처음이었다. 월드컵 이후 가장 관심이 집중된 공통의 화제였던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그램이지만 그래도 이슈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저 아무튼 아무래도 뭐든 간에 가수들의 무대를 충실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길,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화제의 대상이 되는 만큼 그 사회적 책임도 신경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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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이상하게 나가수를 아직까지 한번도 시청하지 못했어요~
    화요일을 화사하게 보내세요~

    2011.06.14 14: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넘 치열한 경쟁이라 편안 시간에 별로 안 당겨하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2011.06.15 13:04 신고 [ ADDR : EDIT/ DEL ]
  2. ㅎㅎ 저도 나가수 시청은 아직...ㅋㅋ 동영상으로 임재범이나 김동욱 노래만 들어봤습니다 ㅎ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ㅎㅎ

    2011.06.14 14: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실 노래로 감동을 받기는 무 편집 영상이 더 좋더군요.
      뭣땜시 연주에다가 인터뷰를 입혀놓는지...ㅋ

      2011.06.15 13:05 신고 [ ADDR : EDIT/ DEL ]
  3. 역시 나가수가 빠지면 술자리 대화가 안 되는군요. ㅎㅎㅎ

    2011.06.14 14: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역시 대세는 나는 가수다! 군요....
    김범수 겟올라잇은 완전 대박이었습니다..ㅎㅎ

    2011.06.14 16:16 [ ADDR : EDIT/ DEL : REPLY ]
  5. 늦게나마 각광받는 김범수의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

    2011.06.14 17: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프로그램속엔 상처받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그런사람이 있어 각광을 받는 사람은 뜨게 마련입니다.
    모두가 행복해 할 수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1.06.14 18:00 [ ADDR : EDIT/ DEL : REPLY ]
    • 좋은 말씀이십니다.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모두다 즐거울 수 있는데 꼭 문제를 일으켜서 회자되고자 하는 심리가 아쉬운 점입니다.

      2011.06.15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7. 저도 나가수를 관심있게 봅니다만 선정방식이 룰렛게임같아서
    과연 이프로그램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궁금하게 생각합니다. ^^

    2011.06.14 22: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악 맥주신을 겨우 달래고 있는데
    맥주와 닭느님이라니...악악 ㅠㅠㅠㅠㅠ

    2011.06.15 01: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나가수 최고의 히트상품이 김범수 아닙니까~ 저도 김범수 완전 팬 됐어요 ^^

    2011.06.15 07: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쵸?! 완전 멋지구리해요.
      이제 정말 인기가수가 제대로 된 거 같아요.

      2011.06.15 13:08 신고 [ ADDR : EDIT/ DEL ]
  10. 나가수 참 잼나게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못봤지만요..ㅎㅎ

    2011.06.15 0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