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6. 12. 10:24


명제: 스포일러가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문제거리이다.

글쎄...

예고편도 내용 유출이고 스포일러도 내용 유출이다.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다음 회를 슬쩍 맛보기를 보여주고, 그 귀중한 광고시간을 쪼개어 편성 프로그램의 예고를 왜 내보내는 걸까? 모두다 알고 있다시피, 당연하게도 프로그램의 흥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이다. 덜 알려진 프로그램에서는 적어도 프로그램의 개요나 프로그램의 성격,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인물들을 기본적으로 알려야하기 때문에 예고를 할테고, 잘 알려진 프로그램은 예고편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가슴 두근두근 거리며 기대감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자 방송사에서 이런 공식적인 예고편을 만들어 방송하는 것 외에도 이전에 TV 편성표를 신문에서 보던 때에도 편성표와 함께 프로그램 예고가 몇 글자씩 요약 되었었고, 지금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프로그램의 예고편이 전달되고 있다. 어떤 것은 예고이고 어떤 것은 스포일러라고 한다. 간단하게 제작진이 원해서 흘리는 정보는 예고이고, 제작진이 원하는 내용이 유출되는 것은 스포일러다.

하지만 요즘에 와서 스포일러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누가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스포일러라고 할 것인가. 어원의 뜻 그래도 방송의 재미나 흥미를 떨어뜨려서 시청을 망쳐놓는 정도라고 본다면 얼추 해석이 된다만, 그것 역시 자의적이다.  악의를 가지고 퍼뜨리는 사람도 있지만 개념조차 없이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 더군다나 문제가 되는 것은  상당수 일반인들 보다 해당 관계인들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경연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 현재로서는 스포일러에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이전에 스포일러는 주로 영화쪽에서나 쓰였었지 TV에서는 그리 많이 쓰이지 않았었다. 유명 드라마의 결말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 외에는. 근래에는 이 스포일러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즉, 스포일러가 없는 프로그램은 그만큼 관심도가 낮다는 이야기이고 인기도가 낮다는 이야기이고 결국 이것은 시청률로 연결된다는 이야기이다.  스포일러든 예고든 일단 입에 오르내려야 흥미가 지속되고 보겠다는 의지가 생기며 이는 직접적인 시청률과 연관이된다. 이러니 방송가에서는 아예 이 스포일러를 자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이것을 하나의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못 막을바에야 아예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단, 이렇게 목적을 가지고 퍼뜨리는 스포일러는 물론 결론 따위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현장의 재미정도를 전달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슈가 되어서 매체를 통해 다시 인터넷 기사로 퍼뜨려지게 된다. 요즘 어지간한 연예인 트위터는 매체들이 살펴보는 기본적인 자료니까 활용하기도 편하다. 이렇게 연예인이 퍼뜨린 스포일러나, 일반인이 목격하고 트위터나 아고라를 통해서 알려진 스포일러는 결국 간접적으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매개체가 된다.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일단 사람들에게서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나가수에 관한 두 가지 가장 큰 스포일러가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윤도현 탈락 스포일러와 옥주현, 이소라 언쟁 및 순위 스포일러가 드러났을 때 나가수 측은 고소까지 들먹이면서 스포일러와 스포일된 내용을 퍼뜨리는 자들에게 분노를 표했었다. 의연한 대처가 아니라 문제를 더 크게 키우는 듯 과장된 목소리를 냈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전략을 사용했다. 꼭 진짜 스포일러처럼 반응하던 탓에 시청자는 재미있기도 했었지만 왜 그렇게 민감하게 굴었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스포일러를 누가 유출했던, 진실이던 아니던 유출된 스포일러를 프로그램 홍보 방법으로는 기막히게 사용한 셈이다.

1박2일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던 여배우 특집의 오프닝 장면이 해당 방송사의 아나운서에 의해 사진이 유출 됨으로써 말이 많았지만 결국 그 아나운서는 아무 일 없었고 그 사진은 여러 매체에서 다시 인용해서 보도하는 바람에 한껏 기대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예전 박찬호가 처음 출연할 당시 출연진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는 철저하게 인물에 대해서 숨겼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연배우 특집은 아예 주목할 만한 배우까지 밝히고 방송 현장의 분위기까지 제작진이 손수 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키스앤크라이에서도 역시 가장 주목할 만한 참가자이고, 폭넓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병만의 연기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등, 어쩌면 가장 인상적일 수 있는 장면을 미리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런닝맨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서 생겨난 스포일러이다. 교보문고에서 촬영 당시 방송 이전부터 불편함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었고 방송에는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고스란히 들어났다. 책을 읽던 고객들이 김현중이 들어오자 당황해서 자리를 옮기는 장면이나 부딪힌 시민의 황당한 표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신촌에서 있었던 촬영에도 다수의 시민들의 불편을 토로했다. 물론 시민들이 이야기한 것은 스포일러라기 보다는 프로그램 진행상의 불편함을 이야기한 것이지만, 결국 제작진 입장에서는 스포일러나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런닝맨은 왜 시민들을 앵글 안에 넣게 되었을까? 서점에 온 사람들이, 시위를 하던 사람들이 예능프로에 비춰지길 바란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주변에 있는 시민의 안전이나 불편따위는 상관없었을까. 혹시 그들은 누군가 열심히 방송에 임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찍어서 여기저기 게시판에 올려서 뭔가 이슈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이슈는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이 불편했다는 글을 보고 런닝맨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흥미가 생겨나거나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다지 궁금증을 유발하지도 않으면서 불필요한 불편을 주는 스포일러가 생겨나게 됨으로써 오히려 프로그램에 방해가 된 셈이다. 결국 마케팅의 전략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방향키를 잘 못 잡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일요예능경쟁에서 마이너스한 인상만 갖게되었다.

이제 시청자들은 어지간한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반응조차 하지 않기도 하고 그저 묵묵히 프로그램을 지키보는 것이 더 낫다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해답을 안다고 해서 풀이과정이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괜히 해답만 먼저 알게 되면 긴장감도 떨어지고 흥미를 오히려 잃게된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저 스포일러를 일부 마케팅의 전략으로 사용하는 건 좋지만 정도껏 해야 할 것이고, 기술적으로 긍정적인 호기심 유발 정도로만 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네오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스포일러는 없을 수가 없지만,
    나가수는 제작진이 일부러 스포일러를 양산하면서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

    2011.06.12 10: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맞아요

    스포일러 정말 잘 활용해야죠ㅎㅎ

    네오나님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2011.06.12 1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관계자도 문제 있겠지만, 제발 포스팅 타이틀에 스포일러 내용을 언급 안 했음 좋겠어요. 포스팅에 스포일러를 다뤘다면 예기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스포일러 홍수 속에서 블로그 또는 기자들의 자세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제작진도 시청자도 스포일러에 대한 행태는 모두 아쉽네요.

    2011.06.12 12: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타이틀에 언급하는 것가지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기적인 문제도 있고 이미 다 퍼진 후라면 기자들도 블로거들도 들고 나서서 퍼트리지 않을 이유도 없구요. 다만 악의적인 전략의 성격을 띈 스포일러의 발생 자체가 제작진인 것은 큰 문제죠.

      2011.06.13 10:10 신고 [ ADDR : EDIT/ DEL ]
  4. 스포일러 잘 활용해야겟죠 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11.06.12 12: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요즘은 참 스포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1박2일 하는날이군요+__+

    2011.06.12 15: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스포일지 홍보일지 그 경계선을 잘 타면 아주 효과적인 거 같아요 ㅎ

      2011.06.13 10:10 신고 [ ADDR : EDIT/ DEL ]
  6. 요새는 참.. 스포일러가 넘쳐나는 세상같습니다..^^:

    2011.06.12 2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느 정도 진정 국면인지 이제는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게 다행으로 보여집니다 ㅎ

      2011.06.13 10:11 신고 [ ADDR : EDIT/ DEL ]
  7.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때
    스포일러 먼저 확인하고, 그 과정을 짚어보며 감상하는걸
    좋아하는-_-;; 데..

    이번에 몇몇 티비 프로그램을 두고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어디까지 적정선을 그어야 할지, 어디까지를 시청자로
    반갑게 여기며 이해를 해야 할지.. 조금 혼란스럽더라구요..

    뭐든 과하면 없는것만 못하단 생각이 절로 드는 요즘입니다.
    좋은 한주 시작하세요 네오나님!

    2011.06.13 05: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요? ㅎㅎ
      재미있는 습관이시네요.
      하긴 뭐든 해석하는 방향도, 방법도 다양하니까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영화의 경우 스포일러가 있다 없다 표기만 해줘도 구분해서 읽을 수 있으니까 좋더군요.
      좋은 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스포가 있어도 눈으로 슬쩍 넘기는 경우도 괜찮았구요...전 스포 안 읽거든요 ㅎ

      암튼 말씀대로 과해서 좋을 건 없으니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ㅎ

      2011.06.13 10:1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