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6. 13. 09:18

지난 주부터 기대했던 키스앤크라이.
일요예능전쟁에서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척도 중 하나인 인터넷 기사의 발생 정도도 미비하고, 연예뉴스 10위 안에 한 기사도 올라있지 않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좋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연기자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크게 향상된 기술과 연기로 연출된 피겨스케이팅을 보여준 지난 주 키스앤크라이는 상당히 화려한 경연을 펼쳤다. 아마 제작진도 이번 회를 큰 전환점으로 삼고자 했었던 것 같다. 언감생심 따라잡으리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1박2일은 제쳐놓더라도 이것저것 삐걱대는 나가수는 어떻게 좀 따라잡을 것을 욕심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는 아직 부족했다.

 


웃음과 경탄과 눈물을 자아냈던 김병만과 전문가 이수경의 무대는 누가 뭐래도 훌륭했다. 그의 부상으로 만들어낸 모든 이들의 눈물이 아니더라도 놀라울 정도로 향상된 실력과 프로그램의 치밀하고 다채로운 구성, 파트너와의 찰떡 호흡등은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었고 집중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빙의된 듯한 찰리 채플린 특유의 표정은 물론이고 찰리 채플린이 우스꽝스러운 면모의 기저에 깔려있는 애환까지도 드러낸 김병만의 연기는 최고였다.

부상을 숨기지도 못하고 툭까놓고 징징대지도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하면서 심사평을 듣고 키스앤크라이 존에 앉아있던 김병만과 이수경의 무대는 꽤 재미있었고 꽤 감동적이었다. 앙증맞은 연기의 클라와 느끼한 연기를 잘 소화한 유노윤호의 무대도, 크리스탈이 줄리엣으로 분한 무대도 볼만했고, 레이디가가로 분한 박준금 여사의 도발적인 무대도 물론 상당히 볼만했다. 싱글 경연 꼴찌에 노력이 부족하다는 기사에 속상했다는 아이유의 심기일전한 한판도 만족스러웠다. 연기자들의 노력이 보였고 화려함도 가지고 있었으며 팀마다 갖는 독특한 색감으로 나름 다채로웠다.

이 다채로움은 피겨스케이팅 안에서만 가능한 다채로움이다.  키스앤크라이가 피겨스케이팅 프로그램이니까 당연하다. 노래로 경연하는 프로그램에서 노래만이 들려지듯이, 피겨스케이팅 경연이니까 피겨스케이팅만 있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은 제작진의 입장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제작진 편에서 제작진을 이해하면서까지 피겨스케이팅만이 나오는 게 당연하니까 그것만으로 재미있게 여겨야하는 당위는 없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대회가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을 주제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키스앤크라이는 한계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일취월장한 스케이팅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그래도 결국 피겨스케이팅이다.  같은 경연 프로그램이라도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처럼 노래가 경연 주제인 것과는 다르다. 다른 가수, 다른 노래라는 점을 떠나서라도 노래는 대다수의 시청자가 항상 즐기는 문화이다. 게다가 이미 그들은 노래에 대해 선수들이며 그들의 실력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반면 피겨스케이팅은 기술이 달라지고 프로그램이 달라져도 시청자들이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연기자들이 배워나가기에 시간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기자들의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변화하고 향상된다 해도, 피겨스케이팅을 보는 눈이 높아진 시청자가 기대하는 정도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피겨스케이팅을 타는 것보다는 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어려운 기술이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할 수 없고 한 기술을 배우는데 몇 달씩, 몇 년씩 소요된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 알아도 그것을 다 계산하면서 연기자들을 이해하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느끼지는 않는다. 재미거리를, 감동거리를 탐색하듯 찾아서 웃고 울고 하지는 않는다. 기분좋게 넋을 반쯤 내려놓고 편하게 보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느끼고 싶은 것은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줄 웃음의 요소 또는 눈물이라도 찔끔 흘리며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연습장면, 인터뷰, 경연 그리고 결과발표. 이런 단순한 구조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다. 4회가 진행되는 지금까지 같다. 어느 정도 규격화된 구조는 프로그램에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도 기대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틀 안에서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1박2일에서 복불복이라 하더라도 그 게임의 종류는 수시로 바뀌고 그 벌칙도 수시로 바뀐다. 하지만 키스앤크라이는 지금까지 구조도 내용도 변화가 거의 없다.

긍정적인 시각적인 효과라면 화려하게 변신하는 스케이터들의 모습 정도이다. 그들의 향상되는 연기를 보는 것은 물론 즐겁다. 하지만 그게 전부이다.  그렇다고 심사위원들이 예능감각을 발휘하며 웃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2명은 스케이팅 전문가, 2명은 공연전문가라고 해도 그들에게 특별한 웃음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MC 신동엽 역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바쁘다.

게다가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있는 멘트도 지극히 한정적이다. 연습에 대한 이야기, 바쁜 스케줄, 연기자와 전문가와의 티격거림 또는 화기애애함 등이 대화의 단조로운 소재들이다.  특징없는 자막, 예능적 요소를 찾기 어려운 화면 구성등도 지루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링크장이라는 공간상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함에서 오는 시각적인 지루함도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웠고 재미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도전정신만으로 재미를 만들어나가기는 어렵다.  지난 주는 여지껏 보지 못했던 프로그램이라 신선했던 점은 차치하고라도 보는 재미, 느끼는 감동이 어우러진 상당히 수준급의 프로그램이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연기자들을 위해서라도, 프로그램에 기대를 가지고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제작진은 앞으로 좀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안과 예능적인 포인트를 어떻게 담아내고 녹여낼 것인지 간구해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는 SBS 홈페이지이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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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너무 재미있고 감동 받으면서 보았는데...오래오래 방송 되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기대만큼 반응들이 없어서...
    보기에 따라 심심하다는 의견들도 많던데...그래도 출연진들의 일취월장한 모습들이 멋지던데...

    2011.06.13 1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무지 재미있고 감동 받으면서 봤기에 이 프로그램이 오래오래 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하지만 다른 분들이 잘 안 보는 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어서 도약을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봤습니다 ㅎ

      2011.06.15 12:44 신고 [ ADDR : EDIT/ DEL ]
  3. 잘보고 갑니다.행복한 시간이 되세요

    2011.06.13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요즘 너무 많은 경연 프로그램에 뭘 봐야할지 난감해요~

    2011.06.13 1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나가수보고 딱 채널돌렸더니 김병만의 연기가 시작되더군요.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모습의 달인을 보니,
    역시나 김병만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1.06.13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요즘 일요일은 채널권을 빼앗겨서 시청을 잘안하는데 달인 소식은 궁금하네요

    2011.06.13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빼앗긴 채널권이네요 ㅎㅎ 달인 무대는 동영상으로라도 볼 가치가 있는 듯합니다.

      2011.06.15 12:45 신고 [ ADDR : EDIT/ DEL ]
  7. 전 어제 이프로를 처음 봤어요.
    아이유가 도전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참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거든요.^^

    2011.06.13 13:11 [ ADDR : EDIT/ DEL : REPLY ]
  8. 여자친구는 김연아만 나오면 날립니다. 저는 관심이 별로가지 않는 예능이던데 여름이라서그런가 ^^주제보다 소재가 중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2011.06.13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마 김연아가 있어서 가능한 프로그램이었겠죠. 기대에 부응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1.06.15 12:54 신고 [ ADDR : EDIT/ DEL ]
  9. 냉정히 봤을때 시청율이 많이 나올 수 없는 프로같더라구요..
    뭔가 다른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2011.06.13 15: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서 안타까움이 들어요. SBS가 시청률이 안 나와도 흔들리지 말고 계속 가라고 할 것 같지도 않구요.

      2011.06.15 12:55 신고 [ ADDR : EDIT/ DEL ]
  10. 김병만씨 너무너무 좋아요!!
    정말 감동적인 장면 저도 너무너무 잘 봤어요 ^^

    2011.06.13 16: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맞아요. 저도 한번 볼때 재밌게 보긴했지만 다시 찾아서 보게되진 않네요. 나가수가 노래라는 기본바탕에
    자칫 웃음이 빠진 예능을 우려해 개그맨들로 매니저를 삼는 구조를 내놨잖아요. 그런면에서 키스앤크라이는
    예능적인 면이 많이 약해보입니다. 그렇다고 김연아에게 그런 예능효과를 기대하기도 그렇고...

    2011.06.13 16: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예 시간대가 다르면 이렇게까지 혹독하게 깨지지는 않을 거 같아요. 굳이 일요 예능에 맞붙여놓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그러면서 예능적인 포인트는 넘 없구요.

      2011.06.15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12. 으음.... 전 전혀 보질 못해서 어떤지 모르겠네요

    2011.06.14 0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걍 좀 더 즐거운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뭐 이런 취지입니다요 ㅎㅎ

      2011.06.15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13. 이 프로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습니다.
    분석이 정말 뛰어나십니다 :)
    말씀대로 피겨 스케이팅에 눈높아진 시청자들이
    꾸준히 재미를 찾아가며 볼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려면
    지금 프레임에 또 다른 무언가가 더해져야 할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화이팅 외쳐봅니다!!!!

    2011.06.14 03: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김연아의 기똥찬 연기에 매혹되어서 외울 정도로
      김연아의 스케이팅 장면을 돌려들 봤으니 수준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거 같아요.
      잘 하는 피겨스케이팅을 보려면 연아 스케이팅을 보면 될터이고,
      참가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것과는 다른 것들인데,
      또 참가자들은 열심히 해주는 데 그걸 못 살려내는 것 같아서 안타가워요.

      2011.06.15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14. 도전이라는 그 단어 말소리만으로도 설레일때가 있었습니다.
    깁병만씨의 투혼은 보는이에게 감동을 안겨 주는것 같습니다.
    예리한 분석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2011.06.14 07:33 [ ADDR : EDIT/ DEL : REPLY ]
    •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하는데는 찬사를 안 보낼 수가 없더군요.

      2011.06.15 13:01 신고 [ ADDR : EDIT/ DEL ]
  15. 예능 프로그램에서 잼미라는 요소를 뺄 수는 없겠지요?
    키스앤크라이가 신선한 시도로 관심을 모았다면 이제는 좀 더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뭔가를 찾아야 할 시시가 된 것 같습니다.

    2011.06.14 07: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감동은 있었지만..역시 재미로는 예능답지 못했지요~
    그게 아마 한계인 듯 합니다.

    2011.06.14 09: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재미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기대 반 염려 반 입니다.

      2011.06.15 13:02 신고 [ ADDR : EDIT/ DEL ]
  17. 아직까지는 잘 알려지지않았죠.

    2011.06.14 10: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단 인터넷 기사에서 너무 밀리니까 뭘 해보지도 못 하는 거 같아요.

      2011.06.15 13:02 신고 [ ADDR : EDIT/ DEL ]
  18. 아쉽게도 보지 못했네요. 대신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2011.06.14 11: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오늘도 잠시 들렀다 갑니다^^

    2011.06.14 12: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전 본적은 없지만 적어주신 내용에 동감하게 돼요~
    지금까진 한계가 좀 보이는 듯..

    2011.06.15 0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

    윤호유노 → 유노윤호

    2011.06.19 21:2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