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는 이야기2011. 6. 16. 10:07

황금어장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낯설 정도로 한때 무릎팍 도사의 위세는 가히 대단했었다. 하지만 지난 2주간은 아무래도 많이 약했다.  아무리 MC가 잘 이끌어 나간다 해도, 아무리 출연자가 잘 나간다해도, 이야기 거리가 없으면 재미없기 마련인지라 지난 주 김현중에 이어 이번주 용감한 형제는 주목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둘 다 공통적으로 데뷔하기 전 얼마나 놀았는지 얼마나 바닥에 떨어졌었는지 한 번 진하게 강조해주고, 그 다음 얼마나 승승장구했는지, 또 그와중에 한 쪽은 배용준이라는 배우계 거물을 또 한 쪽은 양현석이라는 가요계 거물을 만나서 엮인 스토리 이런 비슷한 포맷으로 그다지 신선하지도 독특하지도 결국 빅 재미도 못 준 구성이었다.

출연진의 의외의 모습을 볼 것도 없었고 대단한 비밀을 이야기 한 것도 아니고 숨은 뒷이야기가 그다지 감동적인 것도 없었고. 기사화 된 것이라고는 김형중이 분식집에서 무전취식한 것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거나 코를 성형했다는 것 정도. 낼려고 낼려고 해도 기사거리 없겠다 싶다. 내일이면 용감한 형제가 주먹 꽤 쓰다가 구속된 것 정도가 기사화 되려나.

용감한 형제, 개인 인생사로 봐서는 개천에서 용난 상황이겠고 자랑스러운 아들에 자랑스러운 동네이웃(?)일지는 모르지만 그게 보는 바로는 그다지 감동적이지도 재미있는 포인트도 없다는 게 문제다.. 힙합마니아라면 다를지 모르지만 우선 흥미를 가질 정도의 국민적인 작곡가가 아닌 마당에서야 그다지 속속들이 알고 싶은 것도 없고 몰라도 상관없다면 재미라도 있어야할 것인데 그것도 아니니 굳이 유쾌하게 볼 프로는 아니었다.
 


이런 무릎팍 도사의 약세 속에 황금어장의 채널을 그나마 쥐어잡게 한 것이 바로 라디오 스타였다.  무릎팍도사가 슬로우 슬로우 템포로 이야기를 끌어내며 약간은 늘어지는 구조라면, 라디오 스타는 퀵퀵 스텝을 밟는 라틴댄스처럼 속사포 웃음을 지속시켜 나갔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김희철로 구성된 MC군단은 죽기살기로 달려들어서 애드립을 치고 멘트를 가지고 전쟁을 하던 예전의 카오스적인 웃음 전달 방식에서는 좀 벗어났지만 네 명의 MC가 누구 하나 크게 떨어지는 것 없이 고르게 자취를 남긴다는 점에서 보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아, 요즘 좀 많이 착해졌나라는 불안감은 들지만 ^^:

요즘 예능프로그램은 웃자고 만든 방송에 죽자고 달려든다고 하지만 죽자고 달려들게 비장함을 연출하는 것은 바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다. 비장하게 연출해 놓고 안 웃는다고 뭐라고 한다니 웃다가 넘어갈 일이다.  예능 버라이어티에서 경연이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난리인 중에 그나마 유치하건 세련됐건 웃음으로 승부하는 몇몇 개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이 라디오 스타인 듯하다. 그저 유치한 유머로 웃기기도 하고 그게 안 웃긴 것 같으면 불굴의 의지로 다시 웃음을 시도하는 MC들이 꽤 기가 세다. 

라디오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김희철의 합류 이후에 김구라의 독기가 빠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독기때문에 욕을 먹기는 했어도 그 독설로 프로그램을 살리고 그 성격을 유지해온 것이란 점에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김희철과 개코 원숭이 가족을 연출하는 변화도 나름 재미있다.

김희철이 개그에 소질이 있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오히려 몸을 쓰는 버라이어티 보다는 토크형 버라이어티에 더 잘 맞는다는 것도 라디오 스타를 통해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라디오 스타가 표방하려고 애쓰는 고품격 음악 방송에 어울리게 가요에 대한 지식도 상당하다. 어느 누가 나와도 출연진의 노래 몇 곡 정도는 꿰고 있다는 것이 오랫동안 쌓아온 내공인지, 벼락치기를 해서 준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무엇이건 간에 출연자의 기분을 흡족하게 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착실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그 노래 수준도 꽤 높은 것이라 의외의 면을 보게 된 것 같았다.

아무리 김희철이 예능감이 있고 애드립이 능해도 받아주는 이가 없으면 살아날리 만무한데 그 받아주는 역할을 의외로 가장 잘하는 것이 김구라이다.  평소 나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했지만 아이돌에게 약한 모습을 가장한 김구라여서 어떤 모습으로 김희철을 대할 것인가가 흥미로웠는데 역시 실리를 선택한 듯하다 ^^;  아무튼 김희철과 김구라의 친밀한 관계의 개코 원숭이 같은 모습은 라디오 스타의 하나의 볼거리이다.

여기에 가장 재미있는 것은 요즘 아주 활개를 펴고 있는 CG 효과이다.  뭔가 CG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이 라디오 스타에서는 그 가이드 라인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CG는 그저 보조적인, 그것도 연기자에 대면 엑스트라급 보조의 역할만을 담당해서,  자막의 보조 역할 정도만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라디오 스타에서는 거의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화면 전면에 음표나 눈송이가 날아다닌 것은 물론이고 아예 대사에 맞춰서 출연진의 모습까지 바꿔버린다. 김희철과 김구라를 한쌍에 사이좋은 원숭이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김구라를 어여쁜 소녀로 분장시키기도 하고, 김희철을 이현우의 아내 베리로 만들어 버리리기도 한다. CG가  프로그램의 내용과 맞지 않으면 그저 따로 놀게 되는데 어떤 CG가 나오게 될지 기대까지 하게 되니 대단한 작업이다.

어쨌거나 보조적인 역할을 그 이상으로 해내고 있는 CG나 자막에,  네 명의 MC가 밀리는 것 없이 한 마디씩 던지는 쫀쫀하고 빠른 구성이 그나마 게스트별 재미의 기복을 커버할 수 있는 듯하다. 어느 정도의 틀은 있겠지만 꽤 제멋대로로 보이는 앙탈과 칭얼거림이 난무하고 한 마디씩 던지는 깨알같은 멘트들이 모여서 지속적인 웃음을 주는 라디오 스타가 요즘의 절박하고 비장한 예능 속에서 편안한 웃음을 주고 있다. 역시 웃음은 편안한 상태로 나오는 게 좋다. 


(사진은 MBC황금어장 캡처화면이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Posted by 네오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라디오스타가 벌써 이렇게 성장했군요 ㅎㅎ무릎팍만 재밌게 봤었는데 ㅎㅎ 네오나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ㅎ

    2011.06.16 1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예전에 라디오 스타가 왜 존재하나 했었는데 요즘은 꽤 볼만하더라구요.

      2011.06.16 16:53 신고 [ ADDR : EDIT/ DEL ]
  2. 라디오스타도별로던데

    라디오스타는 말장난으로 시작해서 말장난으로 끝나는 영양가 없는 프로그램이고
    김희철은 예의가 없어 보이고 무식해 보인다고 할까. 너무 나대서 별로^^

    2011.06.16 10:39 [ ADDR : EDIT/ DEL : REPLY ]
    • 예능에 영양가를 바라는 게 과한 욕심이겠죠.
      김희철이 나대나요? 시각의 차인가 봅니다. 제 눈에는 귀엽게 보였거든요 ㅎㅎ

      2011.06.16 16:54 신고 [ ADDR : EDIT/ DEL ]
  3. 전 무릎팍보다는 라디오스타가 너무 좋습니다.
    재치발랄하고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 할 말들 다 하고...
    요즘 트렌드는 라디오스타입니다. ^^

    2011.06.16 10: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여우나라

    무지 웃기고 재밌던데요...어제 보니까~ㅋ

    2011.06.16 11:08 [ ADDR : EDIT/ DEL : REPLY ]
    • 게스트들이 어울리지 않아서 지루할까 했었는데 이현우도 의외였고 재미있었습니다 ㅎ

      2011.06.16 16:55 신고 [ ADDR : EDIT/ DEL ]
  5. 그래요~ 부담없이 볼 수 있어요~
    목요일을 뜻깊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1.06.16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지나치다

    어제 라디오 스타 보면서 엄청 웃었어요.
    그 한쪽에 CG도 있고 mc들에 재치도 있고
    저번주에 라디오 스타에서 대놓고 홍보하라며
    옛다 홍보 이러고 홍보 했으니까 패스 이런식에 자막도 좋더라구요.
    무릎팍도 좋지만 어느새 라디오 스타 방송을 기대하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2011.06.16 11:49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실 전 주가 쬐끔 더 재미있었어요 ㅎ
      그쵸 홍보해 줬으니까 패스, 좋았다니까 패스~라는 자막에서 빵 터졌습니다.
      무도 이후 자막의 강자로 되살아 날 거 같아요 ㅎ
      댓글 감사합니다 ^^

      2011.06.16 16:57 신고 [ ADDR : EDIT/ DEL ]
  7. 저도 라디오스타에 한표!ㅎ
    무릎팍도 좋긴 한데, 너무 먼가를 만들어내려는 듯한,,느낌이 쎄서 말이죠~
    암튼 라디오스타도 방송시간이 길어졌음 좋겠네요

    2011.06.16 12: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게스트에게서 뭔가를 억지로 짜내는 느낌이 부담스러워요.
      염정아처럼 슬슬 흘러나오는 경우라면 괜찮은데 두 젊은이 편은 좀 억지스러웠던 거 같아요.

      2011.06.16 16:58 신고 [ ADDR : EDIT/ DEL ]
  8. 저도 이 프로그램 본지가 꽤 오래 되었네요.~~~ ^^
    전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가 봅니다.

    2011.06.16 12: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대중과 접하는 직업이 참으로 여려운 직업같습니다.
    두뇌,끼,진행 어느하나라도 놓지면
    하늘과 땅이 동전의 양면 같이 가까운 그들의 세계인가봅니다.

    2011.06.16 12:50 [ ADDR : EDIT/ DEL : REPLY ]
    • 그게 공중파 프로그램의 특성이겠죠.
      대중의 심리와 눈높이를 잘 맞추면 극찬을 받다가도
      잠깐 삐끗하면 또 눈총을 받게 되니... 그래도 대다수는 긍정을 위한 채찍질인 듯해요.
      못 하는 것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잘 하는 것도 이야기 하는 대중이니까요.

      2011.06.16 17:00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제가 넘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프로를 종종 보곤 했는데
    요즘은 또 어떤 추세로 변해가는지 감이 안잡히네요. :)

    2011.06.16 13: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라디오 스타 본지도 오래되었는데....
    그래도 장기적으로 무릎팍보단 라스가 볼거리는 더 많이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지금이 그 시점인것 같네요^^
    행복하세요..바이~~

    2011.06.16 1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단 음악 이야기가 들어가니까 볼거리는 좀 다양한 듯해요.
      무릎팍은 잘 하면 계속 지속되겠지만 요즘 좀 정체된 느낌이구요 ^^

      2011.06.16 17:02 신고 [ ADDR : EDIT/ DEL ]
  12. 라스를 독립시켜야 함

    방송국에 독립 청원을 넣어세요.

    골수 팬들을 모아 독립시켜 달라 하세요.

    아마도 생각컨데 한달도 안되어 패문할 겁니다.

    황금어장을 다운 받아 보면서 라스를 본적은 거의 전무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황금어장의 시청율을 라스가 다 까먹는다고 보면 될 겁니다.
    해피선데이 전체 시청율을 남격이 다 까먹듯이.

    2011.06.16 14:40 [ ADDR : EDIT/ DEL : REPLY ]
    • 빈정대는 댓글은 사양입니다.
      다운 받아서 본적도 없으면서 이렇게 까는 건 창피하지 않으세요? 본인이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런 글 부끄러워하십시오.

      2011.06.16 16:52 신고 [ ADDR : EDIT/ DEL ]
  13. 음.. 저는 용형 나와서 재밌게 봤는데..
    의외의 게스트라 그랬던거 같아요..ㅋㅋ
    물론 라디오스타도 재밌지만..^^

    2011.06.16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재미있다는 분도 분명 많으실거예요.
      저에게는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좀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요 ㅎㅎ
      그래도 황금어장의 축이니까 아직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11.06.16 17:03 신고 [ ADDR : EDIT/ DEL ]
  14. 아 그래요? 김구라가 김희철과 호흡을 잘 맞춘다구요? 평소 하도 윽박지르는 스타일인데다가
    나이를 따지는듯해서 잘 안맞는 코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군요. 전 신정환 빠진후로
    라디오스타가 맥이 빠지지 않나 걱정했습니다~

    2011.06.16 2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저는 김희철이 김구라를 가지고 놀던데요
    그만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2011.06.16 22: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무릎팍에서 게스트가 이전만하지가 않은것같아요~

    2011.06.17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무릎팍은 게스트에 따라 질이 엄청 차이가 나는 듯 해요~
    엄청 재밌거나 감동적이거나...혹은 엄청 지루하고 재미 없거나...
    라디오 스타는 그래도 꾸준히 그 색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네요^^

    2011.06.17 16: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