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든 간에 도전은 아름답다.
시크릿의 메인 보컬인 송지은은 불후의 명곡2에 도전했고, 그 도전 자체는 높이 살만하다. 다른 걸그룹에 비해 보컬이 두드러지게 알려져있지 않은 송지은에게는, 불후2에 대한 도전이 시크릿 내의 그녀의 위치와 함께, 대중들에게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킬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번의 꼴찌로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한 번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할테고, 더 좋아지는 모습으로 인정 받을 수도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그러나 그 결과가 의외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그녀의 무대를 보면서 안됐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현우의 꿈을 재해석해서 섹시하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부르고 싶었다는 시도는 괜찮았다. 같은 여가수로 민효린의 해석보다는 감성적으로 더 좋았다. 또한 섹시와 몽환을 떠올렸을 때 가장 성급한 오류인 과도한 섹시 의상도 아니었고, 또 다른 섹시한 퍼포먼스만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노래로 승부하겠다는 의지인 듯해서 더 관심과 흥미를 갖게 했다.

송지은은 노래를 잘 한다. 결코 어디다 내어놔도 잘 하는 노래라 칭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송지은의 이번 무대를 보면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다. 그저 이번 무대에서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지금 현재 송지은의 문제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은 걸그룹 '시크릿'의 메인 보컬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가수 '송지은'의 문제이다.

 


색깔이 부족하다
무색무취까지는 아니지만 그녀의 음색이나 노래하는 특징을 보면 그다지 구분될 요소가 없다. 익숙해질 만큼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물론 구분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의 구분이 아니라 특별한 독특함이다. 그 독특함은 목소리의 색일 수도 있고, 노래의 색일 수도 있다. 남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화려함일 수도 있고,  순수함일 수도 있고, 아름다움일 수도 있다. 또는 악마적일 수도, 암울할 수도 있다. 그런 모든 종류의 독특함이 아직 부족하다는 이야기이다.

수업을 통해 배운 노래에서 멈춰서는 안된다
송지은의 노래에서는 배운티가 너무 많이 난다. 배운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고, 실력을 쌓았으니 배움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고 기본이고 밑받침이다. 결코 잊어서도 버려서도 안된다. 다만 그것이 계속 배움의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면 문제이다. 보컬 트레이너들의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그것에서 못 벗어나는 것은 송지은의 현재 문제이다. 그로 인해 프로로서 그녀의 노래는 표현력이나 감정이입이 제한적이고 그저 배운대로만 노래한다는 느낌이 짙다.

기교의 표현이 아름답지 않다
기교는  노래에 녹아있어야 한다.  노래를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기교는 그 노래가 아름답게 만들고 눈길을 끌게 하는 흥미로운 요소이며 무엇보다 노래를 멋진 음악으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 기교가 노래에서 구분되어 따로있으면 그저 기술이 지나지 않는다. 과도한 기교는 본래의 실력을 가려버리는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기교를 잘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예쁜 노래에의 집착이 보인다
여자 가수라면 당연하고 더군다나 걸그룹이라면 당연히 예뻐 보이고 싶다. 그룹 데뷔 초기 선화가 청춘불패에서 망가져가면서, 자신의 이미지가 고착화되더라도 백지선화의 캐릭터를 잡았고 그로 인해 그룹명이 알려진 것은 그들에게 다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선화가 노래할 때도 백치선화가 되고 싶을까. 결코 아니다. 누구보다 예쁘고 누구보다 노래 잘하는 걸그룹 멤버이고 싶을 것이다. 송지은은 충분히 예쁘다. 꾸미지않아도 예쁜척 할 필요도 없이 예쁘다.  문제는 몰입하고 집중해야 하는 무대에서 그녀는 너무 예쁜 것만이 보인다. 예쁜 것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는 몰입하고 집중해서 감정을 더 표현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녀의 무대를 보면 그저 대본을 외운 듯이 외워서 부르는 바비인형 같은 느낌이 보인다.


노래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이 보이지 않는다
불후의 명곡2에서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미션에 맞춰서 다른 가수가 이미 불렀던 노래를 부르게 된다. 참가자라면 누구나 고민이 될 것은 그저 그 노래를 흉내내서도 안 되는 동시에 그 노래의 새로운 맛을 찾아서 표현해 내야 한다. 그렇다보니 편곡의 전쟁이다. 전혀 다르게 표현해서 다른 곡을 만든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키만, 음만, 구성만 바꾸는 성의 없음으로 대결을 하기도 아쉽다. 이런 편곡의 어려움에 더해서 그 곡을 짧은 시간내에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참가자는 물론 어렵다. 그래서 참가자들의 뛰어난 실력에 모두들 경탄하는 것이다.  송지은의 두 곡의 소화능력을 보면 아직은 아쉽다. 편곡을 해석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이번 무대에서 섹시와 몽환적인 느낌의 표현 양식은 '꿈'이라는 주제어와도 어울려서 꽤 기대되었다. 그러나 그 표현은 그저 편곡된 곡을 따라가기에 머물렀다. 편곡은 편곡가가 해도 그 표현은 송지은 자신의 숙제이다.  섹시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살아난 대신 부족한 발음과 날카로운 표현은 제대로 되지않는 그저 두루뭉술한 느낌이 앞섰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곡의 샤프한 표현은 찌르듯이 뾰족하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워야 하고, 파스텔톤 표현은 뭉개짐 없는 부드러운 아름다움이었어야 한다.


송지은
분명 재능도 있고, 노래도 잘 한다. 그러나 아직 예술적인 음악을 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여기가 그녀의 한계도 아니다.  시크릿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만든 것은 분명 그녀의 존재가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예전에는 선화가 있어야만 시크릿이라고 알아주던 것이, 이제는 그냥도 알아준다며 밝게 웃었었다. 이제 선화의 시크릿이 아니라 송지은의 시크릿이 되도록 메인 보컬로서의 역할을 더 확실하게 해야할 것이다.

일단 지금의 그녀에게는 힘을 낼 수 있는 응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잘 했는데 안됐네는 옳지않다. 한참 자리를 잡아가고, 안정되어 가고 있는 걸그룹 시크릿의 리드 보컬로서 확실한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부족한 것은 이 기회에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단점을 보완하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장점을 더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래를 잘 하는 가수들이 자신의 표현을 하기위해, 감정을 담기 위해 음정을 놓쳤다고 박자가 늘어졌다고 비난을 받지는 않는다.  그녀가 음을 놓쳐도 그게 실수한 노래가 아니라 오히려 더 아름다운 노래로 들려지도록 자기만의 실력을 갖추길 바란다. 강단있어보이는 그녀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무대에 또 도전할 것이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무대를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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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더욱 성숙한 무대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2011.06.26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는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쓸 능력이 없어서 쓸 수는 없었겠지만 여하튼 송지은과 효린을 놓고 쓸려고 했다가 이상하게 됐어요. 제가 보는 송지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맞지 않는 보컬 같아요. 괜찮은 가수 같은데 자기 색깔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게 흠이라고 할까요.

    기대를 하면서도 또 꼴찌하겠다 했는데 어처구니 없이 자기 것을 안 하고 아직 안 해도 될 것을 해서 관객에게 각인시키려 하다가 꼴찌한 것 같아 도전했다고 해도 곱게 보이지는 않네요. 이것 저것 하는 것은 연륜이 있을때 얘기고 자기 색깔을 찾거나 또는 잘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될 때라 생각을 하는데, 아쉽네요.

    예전 CF에 옆구리 쿡 찌르면 쥬크박스처럼 음악이 나온던 김아중 CF 있었지요. 이 친구보니 그 생각이 자꾸 나네요. 그래서 왠지 기대가 되네요.

    2011.06.26 15: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노래를 들으면서 바로 꼴찌인지 알겠더군요. 전 사실 효린을 좋아하지 않아서 오히려 송지은을 응원하기도 했었는데 아직 자기 색을 내지도 못하고 곡도 제대로 이해도 못하구요. 아무튼 결국 너무 애 같다는 생각이예요.

      2011.06.27 22:41 신고 [ ADDR : EDIT/ DEL ]
  3. 송지은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이 가득하더군요 ㅎㅎ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아쉬움 가득한 무대였나봐요~~

    2011.06.26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음악 전문가이시군요~
    일요일 밤을 잘 보내세요~

    2011.06.26 2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시크릿의 멤버였군요~
    아쉬운 무대를 보여줬었나봐요;;

    2011.06.26 22: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