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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8 지하철에서 벌어진 육탄전의 씁쓸함 (24)

며칠 전 평일 낮 시간에 1호선 지하철을 탔다. 익숙한 노선이 아니라서 나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앉아있었는데, 한 쪽에서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전철 안은 대부분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정도였고, 어떤 좌석은 비어있고 또 몇몇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있는 정도로 비교적 한가한 상태였고, 그래서 소리가 나는 쪽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노약자 보호석에 젊은 여자...아마 학생으로 보이는...가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고, 그 앞에서는 덩치가 꽤 큰 노인이 서서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대번에 젊은 여자가 노약자 석에 앉아 있다고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여자는 홀로 한쪽 노약자석에 앉아있고 맞은 편에는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다.

뻔한 소리가 들려왔다. "젊은 것이,,, 기지배가,,, 건방지게,,, 예의도 모르는 것,,, 에미 애비,,," 등등 할아버지의 고함은 거칠고 쌍욕이 섞여있는 듣기 불편한 소리였다.

여자는 당황했는지 읽던 책을 덮고 자리에 일어나서 다른 자리로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이 여성의 가방을 낚아채더니 어딜가냐며, 왜 사과를 안 하냐며 다짜고짜 여자를 밀쳤다. 버둥거리던 여자는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가방을 휘두르게 되었고 그 가방에 맞은 할아버지는 자길 쳤나며 여자를 있는 힘껏 밀어붙였다.

버둥거리던 여자도 화가 났는지 다른 자리도 많이 비어있는데 이 전철이 할아버지거냐며, 아무데나 앉으시면 되지 왜 소리를 지르고 사람몸에 손을 대냐고 대들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야 예의 건방지다 적반하장이다 소리를 질러대며 여자를 또 밀치며 마구 손을 후려쳤고 여자는 주저 앉았다. 놀란 몇몇 사람들이 달려가서 할아버지를 말리고 한 아주머니는 여자를 데리고 와서 다른 자리에 앉혔다.

다른 자리로 가려는 여자를 할아버지가 또 붙잡고 늘어지자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말려서 여자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혔다.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아서 내가 소싯적엔 어땠고 (그 이야기는 다 들었지만 옮기기 싫을 정도로 정치적인 발언이었다) 자식들은 뭘하고 어디가면 자기가 어떤 대접을 받고 등등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그런 자기에게 건방진 여자가 대들었다며 또 쌍욕을 해댔다.

여자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도 못하고 온몸을 떨어가며 울었고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더 심하게 짐승처럼 소리를 질러댔고, 그 소리를 듣던 한 중년신사가 할아버지 그만하시죠? 라며 위협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당신 한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편해하고 있으며 다른 자리도 많은데 유독 왜 그 여자를 그렇게 때렸냐고, 자기는 저 여자가 고소하면 당장 증인으로 나설거라며 또박또박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태도가 너무 웃겼다. 정신병자가 아닐까 싶은 정도로 갑자기 저 자세가 되며 이 중년신사에게 그러지 말라고 비는 것이다. 그 여자가 다 잘못했고, 그 여자가 먼저 덤볐고, 노약자 석에 앉은 그녀가 잘못한 것이라며 항변하는데 이미 아까의 태도와는 달라져있었다.

아마 여자가가 자기보다 약자라고 생각되니 그렇게 때리고 소리지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약자석은 그저 빌미이고, 한 여자를 때리고 욕함으로써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한 게 아닐까.

이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보니 주변에 다들 이런 경험이 있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측면에서 마련된 노약자석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권리의식보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이런 혜택을 누리면 어떨까하는 마음이다.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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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공경은요...받을만한 사람이 받는 겁니다.
    강요한다고 되는게 아니구요,
    정말 어이없네요. 그 할아버지 자식들이 불쌍하네요.
    그리 안하무인인 사람이 다 있데요.

    2011.11.28 11: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켁~!!
    정말 미친거아냐??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다른 자리도 비었다는데...
    노약자석에는 절대 앉으면 안되는것도 아니지 않나요?
    노인분이 계신데 양보를 안하면 문제겠지만...
    그렇다고 욕에 때리기까지....ㅡ,.ㅡ;;

    어찌됐거나 그 여자분은 황당했겠습니다...
    나서주신 남자분께 감사하네요....ㅠ.ㅠ
    아.....어쩔.......

    2011.11.28 1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비밀댓글입니다

    2011.11.28 11:23 [ ADDR : EDIT/ DEL : REPLY ]
  5. 할아버지가 인생을 많이 억울하게 사셨나봐요.
    피해의식에 쩔어있는 단면을 보인거 같습니다.
    남은 여생은 편안하게 사시길..그리고 여성분에겐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2011.11.28 11: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가스통 할배가 정권바껴 요즘 시위할 일 없다보니 지하철에 나타나신 모양이네요~

    2011.11.28 11: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보통 전철에서 막무가내로 소리지르고 욕하는 노인분들은 피하는게 상책입니다.
    괜히 봉변당하면 본인만 억울하지요. 그리고 왠만하면 노인석은 비어있어도 앉지 않는게 좋지요.

    2011.11.28 1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노약자석이 비어 있는데도 다른데로 가서 서 있거나 앉는 분도 있더라구요.
    간혹 자리가 없을적에 아이들을 노약자석에 앉히는데... 그러지도 말아야겠네요.
    울분을 표출하는 방식, 조금더 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2011.11.28 12:25 [ ADDR : EDIT/ DEL : REPLY ]
  9. Jackie

    특히 1호선에 그런 개념을 말아드신 노인(어르신이라고 칭하기도 싫은)분들이 많아요..
    집이 안양이다보니, 출퇴근시 1호선을 자주 이용했는데, 배부른 임산부에게도 쌍욕을 해대는지라..
    출산 전날까지도 30분거리를 서서다녔네요.. 태교를 위해 미친X은 상대하지 않기로 맘먹은지라..
    내가 나이먹어서 저러고는 다니지 말아야지..하는 본으로는 삼고 있습니다.

    2011.11.28 12:33 [ ADDR : EDIT/ DEL : REPLY ]
  10. 그런사람한 둘 때문에 수많은 노인들의 인식이 나빠지는 겁니다.
    대우받으려면 자가용타고다니면 될것인데 굳이 전철타고 행패부리고.쯧쯧

    2011.11.28 12:52 [ ADDR : EDIT/ DEL : REPLY ]
  11. 사연을 보니 할아버지의 대응이 문제네요..
    나이 지긋이 잡수신 분이 좋게 얘기해도 될일이구만..
    씁쓸하네요... 자기 자식들이 대우받으면 자신도 대우받아야 된다는건가?..ㅎㅎ
    웃기네요..

    2011.11.28 1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할아버지 인생이 안봐도 알것 같군요,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사람이라면....ㅡㅡ!

    2011.11.28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사회가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저희 아버지도 70이 넘으신 할아버지신데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면 노약자 석에 앉나 생각하신답니다.
    정 힘드시면 양해를 구하고 말씀을 하시지요. 내가 너무 힘든데.. 자리를 양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근데 거의 안하시는듯..
    암튼 노인들 대접받으실려면 젊은사람들에게도 대접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에휴.. 왜그러나 몰라.. 소리지르면..ㅠ

    2011.11.28 15:40 [ ADDR : EDIT/ DEL : REPLY ]
  14. 지하철타면 저도 가끔 목격하는데,,
    공경의 대상이 아닌,,참 뭐랄까 좀 그렇더라고요.
    공경을 받고 싶으면, 그에 합당한 행동을 먼저 보여주는게 맞는거일텐데 말이죠

    2011.11.28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어르신들은 분명 노약자고 젊은 사람들이 양보를 해야하지만 저렇게 무대뽀로 대우만 받으려는 것도 문제인듯 합니다..이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2011.11.28 16: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귤찜

    전 저거랑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술이 취해 노래부르고 춤추고 온 지하철을 휘젓는 8명의 노인들에게 좀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더니 뺨을 맞았죠.
    당장 지하철 차량과 노선 말하니 경찰이 5정거장 만에 따라잡더군요.
    그 전까진 니가 뭔데 건방진 운운하면서 잡아먹을 것처럼 굴더니 정작 경찰이 등장하니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고소까진 하지 말아달라고 난리더군요.
    참.... 거저 먹는 나이 먹는다고 어른되는 게 아닌 것 같네요

    2011.11.28 16:47 [ ADDR : EDIT/ DEL : REPLY ]
  17. 심지어 임산부에게도 호통치는 할아버지를 봤어요. ㅎ
    정말 대책없는 분들이죠. 누가 말린다고 해서 들을 분들도 아니고 저런 성격이 바뀔리도 없고...
    사실 논하는 것조차도 불쾌합니다.

    2011.11.28 2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지하철 1호선에 노인들 많이 계신데 간혹 나이만으로 사람을 무시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아요.
    저도 불쾌한 경험이 있었지만 나이가 많으신 분들과는 트러블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지나간 적이 있어요.
    특히 노인분들이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더 과격하게 반응하시는 경우가 있어서 좀 그래요. 아무튼 마지막 문장 공감이 가네요.

    2011.11.28 20: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에휴.. 참 씁쓸하네요..
    댓글 적은줄 알았는데 추천만 하고 갔나봐요.. 제 정신이..-_-;;
    네오나님 좋은꿈 꾸시고 내일 하루도 홧팅이에요^^

    2011.11.29 0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저도 이거에 대해 글 한번 스려고 했는데 ㅠㅠ 요즘 정말 많이 느끼거든요...ㅠ

    2011.11.29 06: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전형적인 케이스네요...
    그 여자분이 고소라도 하셔서 앞으로 다신 그런일 벌이지 못하게 했음 좋겠어요.

    2011.11.29 12: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소

      북미지역에서는 툭하면 고소다. 변호사가 수 없이 많다. 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고소가 생활 속에 있나봐요. 실제로 고소를 하기 때문에 이런 범죄가 없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인정때문에 봐 준다 하는데 어떤 나라 사람들은 사람 몸에 대해서 손 대는 것, 나쁜 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봐 주면 안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아요.

      2012.05.20 20:03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