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9'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12.19 두 배 뻥튀기 컨설팅에 날릴 뻔한 5천만원 (25)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맛집 거리가 형성되어 있기도 하고, 주변에 회사와 큰 건물들도 많아서 음식점도 많고 커피숍도 아주 많이 있다.  한 블럭내에 크고 작은 커피숍을 다 합하면 20개 정도의 커피숍이 있고 그 경쟁도 치열하다.

언니의 친구이자 나에게는 큰 먹거리 조달자인 A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원래 집안 사업을 돕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작은 테이크 아웃 커피 부스를 인수받으려고 하는데 장소가 마침 우리 동네라며 연락이 온 것이다.

좀 의아했던 것이 이 A라는 언니는 커피에 대해서도 문외한이고 서비스 업종에 종사한 적도 없고, 우리 동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 곳을 생각하게 되었을까였다.


잠깐 만나서 들은 이야기는 황당할 정도의 '꿈'같은 이야기였다.
컨설턴트, 즉 남에게서 들은 꿈이었다.

그 장소로 말하자면 한 음식점에서 발렛 파킹을 하던 부스로 사용되던 곳인데 앞 건물 주차장에서 발렛 파킹을 대리해주게 되면서 빈 공간이 되었고, 길에 면한 곳이라 언젠가부터 테이크 아웃 커피 부스로 개조되어 영업을 하던 곳이다.

A언니가 인수받으려던 시점에서는 영업을 시작한지 2년여가 되었을 때였다. 인수 조건은 권리금 5천.
일단 강남 상권에서 5천이면 저렴하다 생각하겠지만 홀이 있는 가게가 아니라 1명이 앞, 뒤, 옆을 선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을만한 공간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포한한 몇가지 기자재가 있는 것이 다였다.

A언니가 들은 그 '꿈'은 평일 기준 하루 매출이 30만원 정도이며, 한 달 수익이 최소 400 정도가 된다는 것이었다. 투자금 회수야 나중에 또 권리금을 받으면 되는 것이니 순수익 400이상 이면 해보고 싶다는 얘기였다. 문제는 이 곳의 커피가 한 잔 1500원 정도라는 것이다. 카페라떼나 카페모카같은 것은 2천원대이지만 어쨌거나 주종은 아메리카노라고 한다.

A언니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컨설턴트라고 하는데 그 사람이 준 데이터에 의하면 점심시간에 80잔 정도가 피크 타임이고, 아침 출근 시간대에 4~50잔, 오후 시간, 퇴근 시간에 각 30잔 정도로 이야기 해주었다고 한다.  그 컨설턴트와 함께 서너차례 방문을 해서 일부는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고 한다.

아무튼 하루에 커피가 200잔 정도가 나간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그곳에서 200잔은 아무래도 무리일 듯 싶었다
원가 마진율이 얼마인지, 가게세가 얼마인지는 둘째치고 아무튼 200잔!! 이 동네 주민이자 동네 커피숍을 꽤 들락거리는 인간으로서 이 수치는 무리이다 싶었다. (또 두 곳의 커피집 주인들과는 꽤 친분이 깊어서 동네 사정에는 좀 밝기도 하다.)

이미 인수받을 마음이 80% 정도에,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 언니에게 찬물을 끼얹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제안했다.
컨설턴트가 아닌 언니가 직접 확인하라고.
알바를 고용해서 하루 종일 몇 명이 거기서 커피를 사가는지 사흘 정도만 확인을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줬다.

이미 마음이 기울은 언니는 탐탁치않아 했다.  
어차피 동네 주민인 나에게 확인 사살을 하러 온 것이라면, 한 번 더 신중하게 하라고 했다. 하루 5만원씩 준다해도 15만원이다. 15만원으로 5천만원과 언니의 세월을 투자할 수 있는지 마지막 확인사살을 하라 했더니 그러겠다고 했다.

알바를 고용할 루트를 잘 모르던 언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기꺼이 시간을 내어 두 명의 친구가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을 수고해줬다고 한다.

결과는 참담했다. 평일 고객수는 80~100 사이였고 (게다가 점심 때 두 시간은 천원이라 그때 고객수가 급증) 토요일은 5만원도 채 넘지 않을 고객수였다고 한다.  컨설턴트가 이야기 하던 매출의 반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매출의 반이 안 되도 고정비는 그대로인지라 마진은 형편없어지는 것이다.
언니는 당연히 그 가게를 포기했다.

고객수를 확인해줬던 언니 친구들과 우리 언니 또 나까지 모두 앉아서 저녁을 먹으며 '걍 이대로 살아~~'를 반복해줬고, 지금도 집안 사업을 돌보며 잘 살고 있다. 또 자기를 말려준 나에게는 특별히 고마움을 표했다.

"분명 좋은 컨설턴트들도 있을거야. 하지만 그들이 벌고자 하는 것도 돈이잖아. 얼만큼 정도는 과장하고 얼만큼 정도는 뻥도 있을거야. 그게 얼만큼이냐가 문제인거지. 이렇게 매출을 두 배로 불리는 컨설턴트들은 아마 사기꾼에 가까운 게 아닐까? " 라는 게 언니의 이야기였다.

남의 말만 듣고 스스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면 큰 일을 겪을 뻔 했었다.
언니는 당시 이미 펀드나 은행에 맡겨둔 돈까지 정리를 해둔 상황이었다.


이 이야기는 좀 시간이 된 사건이다.
이 커피숍은 이후 젊은 아가씨가 인수했다. 주변 소식통에 의하면 3500정도의 권리금에 거래가 성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1년을 못 채우고 가게는 문을 닫았다.  성실하고 주변에 소문이 날 정도로 친절한 주인이었지만 생각보다 더 장사가 안 되었던 듯하다. 젊은 나이의 한 번의 실패가 그녀의 인생에 큰 경험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osted by 네오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아 정말 여러가지 조심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 ㅎ
    자영업 너무 위험한 부분이 많아요 ㅠㅠ

    2011.12.19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말 진정 의뢰인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는 곳이 얼마나 될지
    그저 돈벌이로만 이 일을 하는 분들이 많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011.12.19 09: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많은 수익이 예상된다면 다들 솔깃하는거 같네요..
    그래도 컨설던트가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면 안될듯하네요..
    그 언니분 다행입니다.. 괜히 기분좋게 시작했다가 실망만 클뻔 했네요..

    2011.12.19 09:58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 사람들도 한패인가요~
    월요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세요~

    2011.12.19 10: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와.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더니..
    다행입니다..

    2011.12.19 10: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권리금도 잘 확인하고 그래야 피해를 안보는거 같아요.
    현명하게 잘 대처하신거 같네요~
    제친구도 권리금 엄청 물려서 버티다 문닫고 지금은 딴거 알아보고 있네요

    2011.12.19 11: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큰일날뻔한 일을 막아주셨네요.
    좋은일 하셨습니다.

    2011.12.19 11:34 [ ADDR : EDIT/ DEL : REPLY ]
  9. 헉!!! 정말 큰일 나는 것을 막아주셨군요...
    오천만원 정말 큰돈인데 ...

    2011.12.19 13: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 이렇게 신중하게 살펴봐야겠네요.
    그들의 말만 믿고 거래하는건 옳지 않다는 건 알지만
    이렇게 직접 살펴가면서까지는 생각도 못했네요.

    2011.12.19 13:22 [ ADDR : EDIT/ DEL : REPLY ]
  11. 좋은 일 하셨군요.
    좋은 사람 만나는 것도 인연이라든데
    네오나님이 그분껜 좋은 인연이었군요.^^

    2011.12.19 16: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우리나라가 자영업 종사자가 많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해도 성공하기 힘든게 자영업인데 남의 말만 턱 믿고 시작한다면 아찔하겠죠.

    2011.12.19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주 현명한 결정을 도우셨네요. 커피숍을 하는 꿈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잘 알아봐야겠더라고요. 일주일 매출을 지켜보는 것 덕분에 큰 피해는 막았네요. 아무튼 자영업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알아봐야 될 것도 많고, 잘 준비를 하고 시작해도 6개월 고비를 넘기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2011.12.19 2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기본적으로 반 까고 들으면 맞을 겁니다.
    직접 확인 잘 하셨네요. ^^

    2011.12.20 06: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어휴~~진짜 현명하게 잘 도와주셨네요~^^
    젊은 아가씨 일은 참 맘이 안좋네요~ㅠ.ㅠ 그래도 그게 다 성공이 거름이되겠죠~^^

    2011.12.20 1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쩝...
    정말 잘하셨네요..
    에휴... 요런 사기꾼은 고소도 못하는거겠죠?;

    2011.12.20 12: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대부분 그렇게 매출을 뻥튀기 해서 말하지요.. 사실을 말하면 하실 분 아무도 없을 듯..
    잘보고 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12.20 13: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정말 이럴때는 조심해야 겠네요....
    눈에 보이는것과 들리는것만 믿을수 없는 세상인듯도 하구요...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12.20 19:53 [ ADDR : EDIT/ DEL : REPLY ]
  19. 업은 철저한 준비를 해야되고 그 분야를 잘 알아도.. 성공하기 힘든데..
    저런 컨설턴트 말을 다 믿으면 안될거 같아요..

    2011.12.21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원래 사업컨설팅은 좀 뻥튀기를 할 것이 예상되네요
    판단은 본인몫이기때문에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2011.12.24 22: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그 컨설턴트.. 너무 했네요..
    다행입니다.. 가게를 하지 않으셨으니.

    2011.12.28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