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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4 감자탕집에서 맞은 임진년 첫 날 (24)

술을 마시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긴다.
웃을 일도 생기고 창피한 일도 생기고 씁쓸한 일도 생기고 황당한 경우도 생기고.

어쩌다 모두 솔로가 된 대학 동창 셋이서 만났다.
남자 둘, 여자 하나.
셋이 12월 31일 마지막 송년회를 한다며 조금은 괜찮은 일식집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처음은 맛있는 음식과 꽤 괜찮은 술로 시작을 했다.
홀짝 홀짝 하다보니 옛 이야기가 나왔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어댔다.

가장 최근 솔로가 된 최모씨는 아직 그 상대를 못 잊는지 죄없는 휴대폰만 째려보기 일쑤였으나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포기한 듯 술과 안주에 세계에 몰입했다.

모태 솔로는 아니지만 비교적 오랜 세월 솔로로 지내온 박모씨는 동료가 생겼다는 안도감인지 오랜만에 함께 한 최모씨를 열심히 달래가며 술을 권했고, 본의 아니게 애인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 정모양은 이자리가 그다지 당기지 않았지만 솔로 여친들과 있는 것보다는 나은지 처음 만났을 때 보다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슬슬 휠받은 이들은 예전에 많이가던 허름한 감자탕에서 2차를 가졌다.
역시 즐겁게 수다 시간이 계속되었고,
수다 시간이 계속되었고,
수다 시간이 계속되었고,
수다 시간이 계속되었고,
수다 시간이 계속되었고,
.
.
.

"...씨."
"아가씨...일어나..."
"아가씨... 잠은 집에 가서 자야지..."
저 멀리에서 밝은 빛이 들어오나 하더니 눈이 번쩍 떠졌다.
눈 앞에는 빙긋이 웃는 감자탕 집 아저씨가 "아가씨 안 불편해? 테이블에서 벌써 세 시간이나 잤어. 아, 새해 복 많이 받아."라신다.

난 누구? 여긴 어디??
잠시 후 정신차린 정모양은 자신이 감자탕 집 테이블에 엎어져서 자고 있었으며, 같이 있던 최모씨와 박모씨는 자리에 없더라는 것이다. 버쩍 정신이 난 정모양은 창피한 마음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있던 두 남자에게 전화를 했으나 둘 다 받지 않고, 상황 파악이 안 된채 가게를 나와서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감자탕집에서 먹은 것은 계산이 안 되어있어서 계산을 한 후 택시를 탔는데, 계산을 하기로 한 최모씨가 계산을 안 한 것도 괘씸하고, 여자 혼자 감자탕 집에 내버려두고 간 것은 무척이나 마음이 상해서 가만두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고 한다.

1월 1일 정신을 차리자 마자 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보았는데 오후나 되어서 연결된 최모씨는 잠깐 화장실을 간다고 나간 박모씨가 들어오지 않자 그를 찾아 나섰고 찾다 찾다 못 찾아서 가게로 돌아갔는데 정모양도 없고 가게도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알고보니 최모씨는 박모씨를 찾아 밖으로 나왔다가 길에서 잠시 잠이 들었고 잠이 깨서는 다른 감자탕집에를 들어간 것이었다. 감기에 심하게 걸린 최모씨는 1월 2일 결국 병원 신세를 지고야 말았다.

최모씨는 그날 밤 늦게서야 연락이 되었는데, 집에 돌아오기는 했는데 언제 왔는지도 모르고 겉옷도 잃어버리고, 휴대폰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갑은 제대로 있었다는 것이 다행.

나의 친구들인 이 세명의 남녀는 신년벽두에 본의 아니게(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금주선언을 했다.
취해도 취해도 이렇게 심각하게 취한 적도 없고, 보통은 한 명이 취해도 다른 두 명이 안전하게 처리를 하는데 이날은 셋이 동시에 취하는 바람에 각자 기억에 남는 낭패를 당한 것이다.

송년회에 참석 못했던 나는 괜실히 미안해졌다. 위로주를 살까 했는데 금주라니 참기로 했다.
다만 놀림과 위로를 적당히 섞은 씁쓸달콤한 멘트들을 좀 날려줬다.

어이~ 친구들, 이제 고마 적당히 마셔라 쫌!!!!!

Posted by 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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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낭자

    친구분들께는 죄송하지만~~웃음이~~푸하하하하하

    아이고~~~이 추운 겨울날 큰일날뻔 하셨네요~^^*

    새해 금주선언!!! 괜찮은걸요.^^*

    네오나님~새해 바라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바라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를 빌어드려요~~

    2012.01.04 08:59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12.01.04 08:59 [ ADDR : EDIT/ DEL : REPLY ]
  4. 이거 완전히 시트콤이네요.
    한 해를 보내기가 그렇게 아쉬웠나 봅니다. ^^

    2012.01.04 0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대빵

    ^^
    술이 웬수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04 09:12 [ ADDR : EDIT/ DEL : REPLY ]
  6. 누구 한사람은 좀 덜 취해야 하는데 말예요~~
    다들 먹고살 고민이 많다보니 그런거겠지요ㅎㅎ

    2012.01.04 09: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어머 그런 오해가 있었네요.
    다들 한번쯤 그러지 않았을까요?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지 알듯해요^^

    2012.01.04 09: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난 정모양이 네오나님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
    그래도 왠지 냄새가 나는데...가상의 친구 정모양을 만들어놓은거 아닐까하는... ㅡㅡ^

    2012.01.04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아닙니다요.
      전 그날 다른 곳에서 기절했다가 어제 썼던 1월1일의 일과를 보냈거든요 ㅋ

      2012.01.04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9. 새해에는 금주를..ㅋㅋ
    네오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04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금주~ 화이팅입니다
    수요일을 보람 있게 보내세요

    2012.01.04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ㅎㅎㅎ 금주!!! 아자뵤 입니당!!!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날씨 추워요~감기 조심하세요~^^
    by. 아내

    2012.01.04 09: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음??근데 다른감자탕집에서 뭘 시킨걸까요?;;
    계산을 하라고 하다니?+__+

    네오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04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최모씨는 다른 감자탕집에서 일행을 찾다가 없으니 그냥 집에 간거고, 정모양은 원래 먹던 집에서 지들이 먹은 거 돈 낸거죠 ㅎ

      2012.01.04 10:14 신고 [ ADDR : EDIT/ DEL ]
  13. ㅋㅋㅋㅋㅋ
    이거 타이밍이 환상인데요?;;;;

    2012.01.04 09: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ㅋㅋ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네요...ㅋ
    새해부터 금주 결심할만 합니다.. ㅎㅎ
    혹시 글속에 정모양이 네오나님은 아니시죠?..ㅋㅋㅋ 농담입니다..ㅋㅋ
    날이 많이 춥네요.. 따뜻한 하루 되세요.^^

    2012.01.04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여도 별 상관없습니다만 전 그날 다른 사고를 치고 있었습니다요 ㅋㅋㅋ

      2012.01.04 10:15 신고 [ ADDR : EDIT/ DEL ]
  15. 지금이야 웃고 넘어가지만 정말 큰일날뻔 하셨네요.~~~~
    연말연시 정말 큰 사건과 함께 마무리하고 시작하셨네요~~~ ^^

    2012.01.04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어찌 마셨길래...
    큰 탈이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당~

    2012.01.04 11:18 [ ADDR : EDIT/ DEL : REPLY ]
  17. ㅋㅋㅋ
    술이죄입니다.
    술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하노라 땅~땅~땅~
    새해엔 건강관리 잘 하세요~

    2012.01.04 11:48 [ ADDR : EDIT/ DEL : REPLY ]
  18. 아~ 저도 사고 꽤나 쳤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
    그때도 한때인것 같아요 히힛^^;

    2012.01.04 14: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이궁 술이 왠수네요 ^^ 이궁
    새해 몸관리 잘하시고 화이팅 입니다!!

    2012.01.04 1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새해부터 제대로 ㅋㅋ
    잘보고 갑니다~

    2012.01.04 2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세분이 동시에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솔로의 아픔이 큰가 봅니다 ㅎㅎ
    그래도 금주 선언이 오래가지는 않을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2012.01.04 20: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